30대 이하 다중채무자 수 1년간 135만4,000명에서 141만9,000명으로 증가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불어닥친 주식‧코인 열풍 및 집값 폭등으로 ‘영끌‧빚투‘ 등장

최근 1년간 30대 이하 청년 다중채무자 수가 6.5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최근 1년간 30대 이하 청년 다중채무자 수가 6.5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30대 이하 청년 다중채무자 수가 최근 1년 동안 6만여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동산 가격 급등, 주식‧코인 열풍 등이 불어닥치자 이에 불안감을 느낀 청년층이 이른 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 등을 통해 무리한 투자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위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2022년 4분기(4/4) 가계부채 현황 자료에 따르면 30대 이하 다중채무자 수는 1년새 135만4,000명에서 141만9,000명으로 6만5,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기 30대 이하 청년층의 대출잔액은 157조2,000억원에서 157조4,000억원으로 2,000억원 늘어났다.

연령별 취약차주 수는 30대 이하 청년층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2021년 4분기 42만명이던 30대 이하 취약차주 수는 2022년 4분기에는 46만명까지 늘었다. 이는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은 증가폭이기도 하다.

1년간 전체 취약차주는 6만명 증가한 126만명으로 조사됐는데 이 가운데 30대 이하 취약차주는 전체의 36.5%(46만명)를 차지하고 있다. 

취약차주는 3개 이상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7~10등급) 또는 저소득(하위 30%)인 차주를 뜻한다.

2022년 4분기 전체 가계 취약차주 대출 규모는 93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1,000억원 증가했다. 

1년 동안 전 연령대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각각 0.1%씩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30대 이하의 경우 0.4%에서 0.5%로 연체율이 늘었다.

이 시기 전체 다중채무자의 연체액은 5조1,000억원에서 6조4,000억원으로 불어났고 연체율은 0.9%에서 1.1%로 뛰어 올랐다.

60대 이상 고령층의 상황도 심각했다. 60대 이상 다중채무자는 1년새 4만명 늘어난 58만1,000명(작년 4분기 기준)으로 집계됐고 대출잔액 또한 6,000억원 증가한 74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취약차주 역시 1년간 2만명 증가한 19만명으로 파악됐는데 이는 전체 취약자주의 15.1% 수준이다. 

진선미 의원은 “고금리 추세에서 취약차주의 대출과 연체가 늘면서 청년층‧노년층을 중심으로 이자부담이 크게 높아질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향후에도 공공요금 인상, 고물가에 따른 외식비용 등 생계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는 국민의 이자부담을 낮추기 위해 민주당이 제시한 민생금융 위기대응책 시행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월말 공개한 ‘청년 미래의 삶을 위한 자산 실태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의하면 2021년 기준 19세부터 39세까지 청년 가구주 중 DTI(소득대비부채비율)이 300% 이상인 위험 수준에 속하는 비율은 21.7%로 조사됐다. 10년 전인 2012년 8.37%와 비교하면 약 2.6배 늘어난 수치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2019년말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후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주식‧코인 열풍이 불어닥쳤다”며 “여기에 부동산까지 폭등하자 ‘벼락거지(집 없는 사림이 집 보유자에 비해 한 순간 자산가치 하락한 것을 비유)’란 용어가 등장했고 이에 상실감을 느낀 청년층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금을 끌어모아 무분별한 주택 구매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리인상 이후 부동산 시장은 빙하기를 맞이하게 됐고 대출 이자부담까지 급증하면서 ‘영끌’에 나섰던 청년층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며 “올해 연말까지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청년층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이자부담을 감당 못한 급매가 서서히 나오고 있는 추세인데 올 연말에는 더 많은 매물이 급매로 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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