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범 부회장이 이끄는 인베니아는 지난해 매출이 급감하고 적자전환했다. / 사진=인베니아 홈페이지, 그래픽=권정두 기자
구동범 부회장이 이끄는 인베니아는 지난해 매출이 급감하고 적자전환했다. / 사진=인베니아 홈페이지,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LIG그룹 오너일가 2세 구동범 부회장이 이끄는 인베니아가 실적 부진 수렁에 더욱 깊이 빠져들었다. 줄곧 내리막길을 면치 못하던 실적이 지난해 적자전환하기에 이른 것이다. 인베니아 사업특성상 업계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가운데, 지난해 부회장 직함을 단 그가 올해는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반토막 난 매출과 적자전환… 인베니아, 올해는 다를까

지난달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인베니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568억원에 그치고 126억원의 영업손실 및 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뚜렷한 하락세를 이어오던 실적이 더욱 급격히 추락한 것이다.

인베니아는 2017년 1,821억원이었던 연간 매출액이 △2018년 1,728억원 △2019년 1,461억원 △2020년 1,410억원 △2021년 1,343억원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이어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무려 57.6% 줄어들며 반토막났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마찬가지 흐름이 포착된다. 인베니아는 2017년 84억원, 2018년 72억원이었던 연간 영업이익이 2019년 40억원, 2020년 47억원으로 줄어든 바 있다. 이어 2021년 92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기며 반등했으나 지난해에는 1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말았다. 인베니아의 연간 영업손익이 적자전환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이러한 실적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사업적 특성을 꼽을 수 있다. 인베니아는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장비의 개발·생산·판매 사업을 영위 중이며, 범 LG가에 속하는 만큼 LG디스플레이를 주 고객사로 두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특히 LG디스플레이의 투자 결정에 따라 실적이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업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향후 전망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대규모 투자 결정을 발표하고,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장기 차입하는 등 디스플레이 업계가 활기를 띄고 있다.

또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광저우공장을 직접 방문하면서 중국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인베니아는 지난달 말 1,300원대에 머무르던 주가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4일 장중한때 2,240원까지 올랐다.

인베니아의 지난해 실적 추락은 LIG그룹 2세 구동범 부회장의 행보와 맞물려 그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만든 바 있다. 구동범 부회장은 지난해 동생 구동진 사장과 나란히 승진하며 새로운 직함을 달았다. 하지만 지난해 급격한 실적 악화로 두 사람의 행보는 빛이 바랠 수밖에 없었다.

구동범 부회장이 올해는 실적 개선을 이루며 해묵은 과제를 털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인베니아 ‘2022사업연도 사업보고서’ 공시
2023. 3. 21.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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