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결국 최고위원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태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태 최고위원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년 동안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미력하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그러나 저의 부족함으로 최근 여러 논란을 만들어 국민과 당원들, 당과 윤석열 정부에 큰 누를 끼쳤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논란으로 당과 대통령실에 누가 된 점을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제부터 백의종군하며 계속 윤석열 정부와 우리 국민의힘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윤리위원회는 지난 8일 회의를 열고 김재원 최고위원과 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추가 소명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황정근 당 윤리위원장이 “정치적 해법이 등장한다면 거기에 따른 징계수위는 여러분이 예상하는 바와 같을 것”이라고 말하며 자진 사퇴를 할 시간을 준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전날까지만 해도 태 최고위원은 자진 사퇴와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이날 돌연 사퇴를 하면서 사실상 당의 ‘정치적 해법’을 받아들인 결과가 됐다. 다만 태 최고위원은 이날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황 위원장이 어떤 의미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결정에 대해 당 지도부나 대통령실과의 소통은 없었다고도 말했다.

이번 결정이 오롯이 윤석열 정부와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는 게 태 최고위원의 설명이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해 지난 두 달 동안 지도부의 성공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나름대로 노력을 했지만 본의 아니게 계속 누만 끼쳤다”며 “더는 당과 대통령, 정부에 또 우리 국민의힘 당원 동지들께 누를 끼치면 안 되겠다, 오늘 사퇴하는 길만이 현시점에서 당과 당원들의 기대에 맞는 일이라고 판단하고 오늘 아침에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태 최고위원은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주 4‧3사건 김일성 지시’ 발언,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관련 ‘Junk(쓰레기), Money(돈), Sex(성) 민주당. 역시 JMS 민주당’ 발언 등으로 당 윤리위에 회부됐다. 이후 보좌진과 회의 중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발언을 언급한 녹취록이 유출되며 윤리위의 병합 심사를 받아 왔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6시 회의를 열고 김‧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