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취 파문' 등 최근 불거진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시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취 파문' 등 최근 불거진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녹취록 파문에 대해 사실상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당내 반응은 냉담하다. ‘사과’가 우선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 일면서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와 인터뷰에서 “일단 문제가 있으면 잘못된 부분에 집중해서 무엇이 잘못됐고, 거기에 대한 책임, 앞으로의 과제 이런 것들을 얘기하는 게 정도일 것이라고 본다”며 “기자회견을 보면서 민주당 방식인데라는 생각이 좀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녹취록이 드러났을 때 그 녹취록에 나왔던 내용들이 태 최고위원 말대로 거짓말이라는 것”이라며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당에 미치는 후과가 너무 크다”고 비판했다.

태 최고위원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녹취록 파문’과 ‘후원금 쪼개기 의혹’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공개된 녹취록 속 자신의 발언에 대해 “(보좌진을) 독려하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하면서 “회의 참석자 중 누군가 녹음해 불순한 의도로 유출한 것”이라고 이번 사태를 진단했다. 쪼개기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서도 '자발적 후원'임을 강조했다. 자신을 정치권에서 퇴출시키려는 ‘정치적 공세’라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갔다.

이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이 모두발언을 하면서 누구의 지시를 받거나 누구의 눈치를 보거나 절대로 그러지 않는다”며 “그런데 그런 것처럼 사람들에게 오해를 줄 수 있는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고개를 숙여야 되는 자리였는데 좀 엉뚱한 방식으로 풀어낸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태 최고위원이) 외통위에서 저와 대화도 많이 하는 데 본인 책임이라고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며 “다른 사람 책임이고, 나를 죽이기 위해서 이런 걸 유출시키고 있다 이렇게 인식을 하고 있는 데 이게 우리 국민들 상식과는 좀 안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녹취록 파문’ 관련, 태 최고위원의 징계 개시를 결정했다. 앞서 ‘제주 4‧3사건 김일성 지시’, ‘JMS 민주당’ 발언 등 태 최고위원에 대한 윤리위 안건과 병합해 심의하기로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당 윤리위에 이를 ‘병합 판단’ 할 것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내에서도 이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서 어느 정도 태 최고위원의 입장은 확인했고 윤리위에서 징계를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조금 더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차에 이은 2차 징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장 원내대변인은 “쪼개기 후원 이런 부분은 윤리위에서 사실관계를 다 조사할 수 없다면 당무 감사위원회에서도 사실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며 “쪼개기 의혹에 대해서 당무감사위원회에서 사실 확인이 늦어진다면 지금 나머지 의혹들에 대해서 징계를 무한정 늦출 수는 없기 때문에 (2차 징계) 가능성도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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