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금융상품 대비 낮은 금리 및 경기침체‧고물가‧고분양가 상황 등 복합 작용

청약통장 해지자수가 지난 4월말 기준 102만명으로 집계됐다. / 뉴시스
청약통장 해지자수가 지난 4월말 기준 102만명으로 집계됐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작년 7월 이후 10개월 연속 청약통장 해지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 기간 동안 102만개 가량의 청약통장이 해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 4월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수는 총 2,600만3,70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2,605만7,127명보다 5만3,425명 감소한 수치다.

작년 6월 2,703만1,911명이었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같은 해 7월 2,701만9,253명을 기록하면서 감소세로 전환됐고 이후 올 4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청약통장 해지자 수는 102만8,209명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청약통장은 서민층의 내 집 마련을 위한 필수 요소로 인식됐다. 집값 급등기에는 아파트 청약에 당첨될 경우 큰 차익을 얻을 수 있어 이른바 ‘로또 청약’으로 호칭되기도 했다.

과거 청약통장 종류에는 청약예금‧청약부금‧청약저축 등이 있었으나 3개를 통합한 주택청약종합저축이 2009년 5월 출시된 이후 2015년 9월 1일부터는 청약예금‧청약부금‧청약적금은 신규 가입이 불가능하게 됐다. 현재는 오직 주택청약종합저축만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은 주택 보유 여부에 상관없이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1인 1계좌를 개설할 수 있으며 매월 2~50만원 사이에서 자유롭게 납입 가능하다. 다만 분양 청약시에는 청약통장 가입기간을 만 19세부터 기산한다.

10개월 동안 청약통장 해지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금리인상에도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부동산 경기 침체 및 고분양가에 따른 주택구매 포기자 증가 등에 따른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작년 11월 정부는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의 금리를 기존 1.8%에서 2.1%로 0.3%p(퍼센트포인트) 올린 바 있다. 그럼에도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의 예금금리는 타 금융상품에 비해 낮은 수준에 속한다.

한 시중은행 소속 부동산 전문가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작년부터 7차례에 걸쳐 단행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집값이 급락하면서 ‘로또 청약’이 어렵게 되자 일부 가입자들이 청약통장을 해지하고 다른 투자처 물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이와 함께 주택 매매가격 하락세에도 분양가는 오히려 고공 행진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주택구매를 포기하는 가입자들도 조금씩 생기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침체 장기화 및 고물가 등으로 인해 서민층 내 일부 40대 이상 가입자들은 생활자금 등을 마련하고자 청약통장을 해지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며 “여기에 내 집 마련에 관심이 적은 일부 20‧30대의 경우 청약통장 해지 후 주식 등 다른 금융상품에 투자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주택거래량‧매매가격이 계속 내림세를 유지하곤 있으나 최근 들어 하락폭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현재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신호)이 이전에 비해 약해진 상황”이라며 “이르면 내년에 금리인하 소식이 전해지면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존 가입자들은 청약통장을 계속 유지해 가입기간을 늘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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