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청약 가점 낮은 청년 등 일부 계층, 청약 해지 후 주식 및 채권 등으로 갈아타”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작년 7월을 기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 뉴시스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작년 7월을 기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금리인상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빠져들면서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낮은 금리가 적용되는 청약통장을 해지하고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다른 금융상품이나 주식 등으로 투자금을 돌렸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 청약통장 예치금 6개월 새 5.2조원 감소

최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7월 105조3,877억원이었던 청약통장 예치금은 올해 1월 100조1,849억원으로 6개월만에 총 5조2,089억원(4.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1월말 기준 78조5,776억원이었던 청약통장 예치금은 매달 증가하다 2021년 10월 100조원대를 돌파했고 2022년 7월에는 105조3,877억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2022년 8월 105조2,051억원을 기록하면서 감소세로 전환됐고 올 1월 100조1,849까지 줄어든 상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작년 6월 32조7,489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서울은 이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올해 1월 31조1,817억원까지 청약통장 예치금이 줄었다. 7개월 사이 총 1조5,671억원(4.8%↓) 감소한 것이다.

대구의 경우 청약통장 예치금이 작년 4월말 4조2,241억원에 달했지만 5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뒤 올해 1월까지 9개월 사이 총 5,310억원(14.4%↓) 감소하면서 3조6,9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경북은 정점이었던 작년 6월부터 올 1월까지 3,496억원(11.5%↓) 줄었고 부산은 역시 같은 기간 5,371억원(8.8%↓) 감소했다.

청약통장 총 가입자수는 작년 1월과 비교해 올해 1월 67만여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월 총 가입자수는 2,841만3,016명을 기록했지만 올 1월에는 이보다 67만3,784명 줄어든 2,773만9,232명이 청약통장에 가입했다.

지난해 1월 대비 올해 1월 신규 가입자수는 줄어든 반면 해지자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1월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수는 26만8,461명이다. 이는 지난 2022년 1월 28만6,146명에 비해 1만7,685명(6.2%)줄어든 규모다. 

이에 반해 작년 1월 24만6,483명으로 집계된 해지자수는 올해 1월 42만3,698명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7만7,215명(71.9%) 증가했다.

청약통장 유형에는 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청약저축 등 4가지가 있다. 하지만 현재 주택청약종합저축만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 

한 시중은행 소속 부동산 전문가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집값이 하락하면서 청약시장의 열기도 식자 20‧30 청년층 등 일부 수요자들이 청약통장을 해지한 뒤 고수익 금융상품이나 주식‧채권 등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이들은 결혼 후 자녀를 부양 중인 중장년층이나 신혼부부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가점자에 속해 당첨 기회가 적다”며 “지난해 오르긴 했으나 2% 대인 청약통장의 낮은 금리도 해지의 한 원인이 된 듯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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