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 및 이자비용 증가로 일부 20대 및 40대 청약통장 해지↑… 올 2월 예치금 총액 99.7조원 집계

올 2월 청약통장 예치금 총액이 100조원대 아래로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올 2월 청약통장 예치금 총액이 100조원대 아래로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지난달 청약통장 예치금 총액이 1년 4개월만에 100조원대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집값 급락으로 주택 구입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 20대와 금융비융 증가로 생활 자금 마련을 위한 40대 등 일부 계층이 청약통장 자금을 다른 용도로 활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전달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월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예치금 총액은 99조7,51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월 100조1,849억원에 비해 4,334억원 줄어든 금액이며 처음 100조원대를 돌파했던 2021년 10월 이후 1년 4개월만에 100조원대 아래로 내려간 기록이기도 하다.

양경숙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자료를 전달받았던 지난 2020년 1월 청약통장 예치금 총액은 78조5,776억원이었다. 이후 꾸준히 증가한 청약통장 예치금 총액은 2021년 10월 100조351억원을 기록하면서 100조원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7월 105조3,837억원까지 올랐던 청약통장 예치금 총액은 같은 해 8월 105조2,051억원으로 떨어지면서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후 작년 12월 100조8,365억원까지 내려갔던 청약통장 예치금 총액은 올해 1월에는 100조1,849억원까지 감소하면서 100조원대 붕괴조짐을 보였고 결국 올 2월 99조7,515억원으로 내려 앉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의 경우 작년 6월 32조7,48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로 전환돼 올 2월 31조946억원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동안 청약통장 가입자들은 총 1조6,542억원(5.1%↓)의 예치금을 빼냈다.

대구는 작년 4월 청약통장 예치금 총액이 4조2,240억원을 기록하면서 정점에 오른 뒤 내림세로 돌아섰고 올해 2월 3조6,471억원까지 감소했다. 10개월간 총 5,769억원이 빠져나갔으며 감소폭은 13.7%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대구에 이어 감소폭이 큰 지역은 경북(12.5%, 3,794억원↓), 부산(9.5%, 5,836억원↓) 순이었다.

청약통장 가입자수도 8개월 연속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점이었던 작년 6월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총 2,859만9,279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다음달인 7월 2,858만1,171명을 기록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선 가입자수는 현재까지 꾸준히 감소했고 지난 2월 2,763만580명까지 떨어진 상태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전달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월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예치금 총액은 99조7,515억원으로 집계됐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전달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월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예치금 총액은 99조7,515억원으로 집계됐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연령대별로는 20대‧40대 가입자의 감소세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가입자의 경우 정점이었던 작년 3월 508만8,265명에서 올해 2월 488만3,796명으로 11개월 동안 총 20만4,469명이 줄면서 전 연령 중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이어 40대 가입자는 작년 6월 504만8,848명으로 정점에 오른 후 지난 2월 485만5,329명까지 떨어졌는데 8개월 간 총 19만3,520명 감소했다.

작년 6월과 올해 2월 사이 8개월간 연령별 청약통장 가입 비중도 변화가 발생했다.

지난해 6월에는 20대 가입자가 506만4,334명으로 가장 많았고 뒤로 40대(504만8,848명), 30대(503만7,823명), 60대 이상(493만2,137명), 50대(456만8,966명), 10대(394만7,171명) 순으로 집계됐다.

올 2월에는 30대 가입자가 20대를 제치고 490만4,578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488만3,796명), 40대(485만5,328명), 60대 이상(482만2,468명), 50대(437만7,864명), 10대(378만6,546명) 순으로 뒤바꼈다.

한 시중은행 소속 부동산전문가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는 뜻)로 구입했던 부동산 자산이 불과 1년여 만에 가치가 급락하는 모습을 본 일부 20대들이 청약통장에 넣을 자금을 수익성이 있는 다른 금융상품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금리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등의 이자비용이 늘면서 일부 40대가 청약통장을 해지하고 이를 생활자금으로 운용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연령별로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줄었지만 결혼 적령층인 30대의 경우 미래 준비를 위해 청약통장을 유지하는 분위기가 커 청약통장 가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은 것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는 청약통장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정부가 청약 관련 제도를 개편하더라도 오랜 기간 청약을 유지하는 것이 가점이 높아 추후 청약 당첨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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