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이 전년 동기 대비 급격하게 감소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 HMM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 2년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며 사상 최대치를 연거푸 갈아치웠던 HMM의 실적이 올해는 1분기부터 확 달라진 모습이다. 치솟았던 운임이 정상 수준을 되찾은데 따른 것으로,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다만, 이러한 실적 흐름이 HMM의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인 새 주인 찾기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절반 이상 사라진 매출, 10분의 1 밑으로 쪼그라든 이익

HMM은 올해 1분기 2조815억원의 매출액과 3,069억원의 영업이익, 2,8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같은 회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1년 새 감소세가 뚜렷하다. HMM은 지난해 1분기 4조9,186억원의 매출액과 3조1,486억원의 영업이익, 3조1,3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매출액은 절반 이상 사라지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다만, HMM의 이 같은 실적 변화는 ‘추락’이라기 보단 ‘정상화’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HMM의 연간 매출액 규모를 살펴보면, △2011년 7조4,207억원 △2012년 8조468억원 △2013년 7조686억원억원 △2014년 6조5,150억원 △2015년 5조6,450억원 △2016년 4조5,848억원 △2017년 5조280억원 △2018년 5조2,221억원 △2019년 5조5,130억원 △2020년 6조4,132억원의 흐름을 보인 바 있다. 그런데 2021년 연간 매출액 규모가 13조7,941억원으로 껑충 뛰더니 지난해에는 18조5,827억원까지 치솟았다.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이 같은 폭발적인 실적 성장은 사업 확장 등에 따른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사태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해상운임을 치솟게 만들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러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종식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해상운임이 정상화 수순에 돌입하자 HMM의 실적 또한 예전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HMM의 실적 변화는 나름의 이유가 존재하는 ‘정상화’로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론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인 새 주인 찾기에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HMM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뜻밖의 수혜를 입기 전까지 오랜 기간 적자행진을 이어오며 수익성 문제를 노출해왔다. 때문에 단순히 매출 규모가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을 넘어 수익성 문제에 다시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적자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HMM의 매각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큰 덩치와 영구채 문제 등으로 인해 매각 대상을 찾기 쉽지 않은 가운데, 적자 실적 및 업황 문제까지 다시 마주할 경우 적정 몸값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각각 HMM의 1·2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 3월 매각 관련 자문단을 구성해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한 상태다. 지난 2년간의 꿈같은 실적 뒤로하고 시급한 당면과제를 마주하고 있는 HMM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HMM ‘2023사업연도 1분기 분기보고서’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515001036
2023. 5. 15.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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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실적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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