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너지 사업 매출 비중 증가 추세… 1년 3개월만에 14%에서 36%로 비중 확대
해상풍력 통한 그린수소 생산 집중… 2050년까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 선점 계획

금리인상, 고물가,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집값과 전세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제시한 위험선(6만여호)을 훨씬 넘은 7만5,000여호(올 1월 기준) 수준의 미분양 주택, 러시아-우크라니아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가격 급등은 시장 회복을 더디게 하는 악재로 작용 중이다. 이처럼 시장 환경이 급변하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 한 해 동안 부동산 시장 회복이 더디거나 오히려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건설사들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주요 사업 부문인 주택 사업 불황으로 올해 새로운 전략을 짜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시사위크>는 위기 돌파를 위한 건설사들의 생존 전략과 새로운 도전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SK에코플랜트 내 환경‧에너지 부문이 지난해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 내 환경‧에너지 부문이 지난해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 SK에코플랜트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부동산 경기 악화로 지난해 여러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비교해 SK에코플랜트는 작년 한 해에도 매출‧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SK에코플랜트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회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5,509억원, 1,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1년에 비해 21.4%, 6.5% 각각 늘어난 규모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작년 전체 실적 가운데 회사가 집중하고 있는 환경‧에너지 부문에서의 매출‧영업이익이 모두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점이다.

지난해 회사의 환경‧에너지 부문이 거둔 매출액은 2조46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6.7% 성장했다. 또 전체 매출액에서 환경‧에너지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새 14%(2021년)에서 27%까지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21년과 비교해 311.1% 늘어난 870억원을 기록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1분기에도 성장폭이 크진 않지만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회사는 올 1분기 매출액 1조4,753억원, 영업이익 480억원을 거뒀는데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6.1%, 영업이익은 4.1% 증가한 규모다.

아울러 올해 1분기에도 환경·에너지 사업 부문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았다. 전체 매출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36.7%를 기록하면서 2021년 13.9%, 2022년 27.1%에 이어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밸류체인 구축 후 2050년까지 시장 선점

SK에코플랜트는 올 한 해에도 환경·에너지 사업 부문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환경 사업부문 강화를 위해 회사는 지난 2020년 국내 수처리·폐기물 처리 전문회사인 환경시설관리(전 EMC홀딩스)를 인수한 이후 연관 기업까지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볼트온 전략’을 실행하는 등 환경사업 확장에 매진해왔다.

그 결과 2년 만에 총 12개의 폐기물 처리 및 E-waste(전자폐기물) 처리 업체와 리사이클링 기업을 인수·투자했고 수처리·일반소각·매립 등의 분야에서 국내 대표 환경기업이라는 지위를 얻게 됐다.

이와 함께 SK에코플랜트는 작년 2월 인수한 글로벌 전자폐기물 업체 테스(TES)와 미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혁신기업 어센드 엘리먼츠(Ascend Elements) 투자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밸류체인(가치사슬 : 부가가치 생성을 위한 모든 과정)을 완성해 오는 2050년 600조원 규모의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회사는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해 전세계 23개국 50여개에 달하는 ‘허브 앤 스포크’ 전략을 내세워 물량 확보에 집중할 예정이다.

‘허브 앤 스포크(Hub&Spoke)’는 자전거 바퀴 중심축 허브와 바퀴살 스포크가 펼쳐진 것처럼 각 지점 물량들을 중심에 집중시키고 다시 지점으로 분류하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이외에도 SK에코플랜트는 미국의 ‘인플레감축법(IRA)’, EU의 ‘지속가능한 배터리법’ 등 규제에 대응해 미국·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폐배터리에서 회수한 희소금속을 배터리 원소재로 공급하는 완결적 순환경제(Closed Loop)를 조성하기로 했다.

지난 5월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에서 SK에코플랜트와 캐나다 월드에너지GH₂ 사는 캐나다 뉴지오호닉 그린수소 상용화 프로젝트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 SK에코플랜트
지난 5월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에서 SK에코플랜트와 캐나다 월드에너지GH₂ 사는 캐나다 뉴지오호닉 그린수소 상용화 프로젝트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 SK에코플랜트

◇ 해상풍력 통해 그린수소 생산하는 밸류체인 강화

에너지사업 부문의 경우 SK에코플랜트는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그린 수소까지 연결되는 미래에너지 밸류체인 강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린수소 밸류체인은 해상풍력을 통해 전기를 생산한 뒤 이 전기로 물을 분해해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 그린수소를 생산·운반·활용하는 것이다. 

수소는 장기 저장 및 운송이 쉽고 화합물형태로 변환도 용이해 언제든 꺼내 쓸 수 있어 에너지업계에서 흔히 ‘화폐’로 비유된다는게 SK에코플랜트 측 설명이다.

SK에코플랜트는 그린수소 밸류체인 강화를 위해 지난 5월 캐나다 월드에너지GH₂와 협약을 체결해 향후 글로벌 대륙 간 초대형 그린수소 상용화 프로젝트인 ‘뉴지오호닉(Nujio’qonik) 그린수소 1단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45억달러(한화 약 6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로 캐나다 동부 뉴펀들랜드 래브라도(Newfoundland and Labrador)주의 뉴펀들랜드 섬에서 진행된다.

풍력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로 물을 분해해 추출한 그린 수소를 다시 그린 암모니아로 전환해 유럽을 포함한 다른 대륙으로 운송하는 사업이다.

캐나다 월드에너지GH₂와의 협약에 따라 SK에코플랜트는 5,000만달러(약 660억원) 규모를 투자해 사업개발에 참여한다. SK에코플랜트는 향후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수전해 주기기와 그린암모니아 플랜트 EPC(설계‧구매‧조달)까지 도맡으며 이후 그린수소 사업의 전 과정을 수행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계열사 SK오션플랜트를 통해 해상풍력 에너지 사업 부문도 한층 강화키로 했다. SK오션플랜트는 지난해 대만 최대 규모 해상풍력 단지 조성 사업인 ‘하이롱 프로젝트’에 6,000억원 규모의 하부구조물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에는 대만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시장 점유율 51%를 달성하기도 했다.

더불어 SK오션플랜트는 올해 중으로 캘리포니아 등 미국 시장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환경사업 고도화를 추진하며 개발한 AI(인공지능) 소각로 최적화 시스템을 동남아시아에 확대 적용키로 했다. 

이미 올해 3월 SK에코플랜트는 베트남 산업폐기물처리기업 그린스타, 환경플랜트 전문기업 조선내화이엔지와 함께 베트남 박닌지역에 위치한 소각시설에 회사가 자체 개발한 소각로 운영 최적화 시스템인 ‘ZERO4 WtE 솔루션’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후에도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동남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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