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당선 결과 발표에서 김가람 신임 최고위원에게 꽃다발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당선 결과 발표에서 김가람 신임 최고위원에게 꽃다발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공석으로 치러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 김가람 전 청년대변인이 선출됐다. 호남에서 정치적 기반을 다진 40대 인사라는 상징성은 현 지도부는 물론 당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으로 이어진다. 다만 정치적 경륜 부족 등 지도부 일원으로서의 ‘중량감 부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9일 국회에서 제7차 전국위원회를 열고 김 전 청년대변인을 최고위원으로 선출했다. 전국위원 총 828명을 대상으로 한 ARS 투표 결과 김 전 대변인은 381표를 받았다. 경쟁 후보였던 이종배 서울시 의원은 135표, 천강정 경기도당 의료정책위원장은 23표였다. 투표에 참석한 전국위원은 539명으로 투표율은 65.10%였다.

당내에서는 김 신임 최고위원의 당선이 이미 예견된 일이란 평가다. 지난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청년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던 그는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에게 자리를 내주었지만, 이후 김기현 지도부에서 민생119 특별위원회 위원, 청년대변인 등을 맡으며 크고 작은 역할을 해왔다. 당내 ‘실세’라는 평가를 받는 박성민 의원이 김 최고위원의 출마를 독려했다는 점도 김 최고위원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가 됐다. 박 의원과 김 최고위원 모두 한국청년회의소(JC)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김 최고위원이 ‘호남 출신’ 인사라는 점은 큰 장점이 됐다. 김 최고위원은 2014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에서 정당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광주시당 미래세대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호남에서 정치 생활을 해왔다. 당 지도부는 물론 원내지도부까지 ‘영남권 출신’으로 채워지며 ‘지역 안배’ 고민을 안아왔던 국민의힘으로서는 그의 당선으로 호남과의 연결고리를 얻게 된 셈이다. 김 최고위원도 이날 수락연설에서 “저는 호남의 40대다. 우리 정당은 오늘 저를 선출해 줬다”며 “전국정당으로 가는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낮은 중량감 해소 등 과제도

‘40대’의 ‘청년 사업가’라는 이미지도 그의 무기가 됐다. 당내 세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자신감을 내비치면서다. 그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1년 전 당의 모습이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그 원인은 세대 간의 갈등이었다”며 “당내 제 역할이 있다고 한다면 20‧30세대와 50‧60세대, 기성세대와 청년세대를 잇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한 청년사업가로서 경험을 바탕으로 당내 청년창업특별위원회 구성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창조경제 혁신센터’의 기능을 리모델링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부연했다.

김 최고위원이 당내 ‘취약 계층’의 대변자로서의 역할을 자임하며 최고위원으로서의 역할을 자신했지만 증명해야 할 부분은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정치적 이력과 이로 인한 지도부로서의 ‘중량감 부족’ 지적은 그가 가장 먼저 뚫고 나가야 할 지점이다.

이와 관련해 김 최고위원은 “정치경력의 부족함에 우려가 있음을 잘 안다”며 “하지만 정치영역 밖에서의 경험도 값진 것이기에 그것을 잘 접목해 국민의 눈높이에 잘 부합할 수 있는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정치적 경력이 꼭 최고위원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특히 내년은 총선을 앞두고 있고, (저는) 오히려 최근까지 정치적 영역 밖에서 활동을 했기 때문에 국민들의 마음을 잘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호남 출신’의 당 지도부로서 그간 당이 추진해 온 ‘서진 정책’을 얼마만큼 성과로 이끌어 낼 수 있을지도 남겨진 과제다. 최근 당 지도부의 ‘설화’ 논란이 호남 민심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쳐온 만큼, 이를 달래고 내년 총선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최고위원은 중앙과 연결고리를 찾는 ‘무소속 기초단체장’을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것으로부터 첫발을 떼겠다는 방침이다. 김 최고위원은 “호남 출신인 만큼 그런 기초단체를 발로 뛰어 찾아서 그분들의 아쉬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좀 더 발로 뛰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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