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디젤 선호’는 옛말… 수입 디젤차 판매량 감소 지속
아우디도 디젤 판매 감소세… 가솔린·전동화 라인업 강화 필요성

아우디코리아가 올 하반기 국내 시장에 아우디 Q3 가솔린 모델을 투입한다. / 아우디 스페인 공식 홈페이지
아우디코리아가 올 하반기 국내 시장에 아우디 Q3 가솔린 모델을 투입한다. / 아우디 스페인 공식 홈페이지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아우디코리아가 올해 하반기 자사 준중형 SUV Q3 가솔린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아우디는 한국 시장에서 디젤 중심 라인업을 구성해왔는데, 이를 두고 일부 국내 소비자들은 ‘디젤떨이’, ‘한국 소비자만 봉(鳳)’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아우디코리아의 이번 Q3 TFSI(가솔린 엔진) 모델 도입은 임현기 아우디코리아 사장이 국내 시장의 현실을 인지하고 시류에 편승하기 위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최근 아우디 공식 딜러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우디코리아는 하반기 준중형 SUV Q3의 가솔린 모델 ‘Q3 40 TFSI 콰트로’ 및 ‘Q3 스포트백 40 TFSI 콰트로’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아우디코리아가 국내 시장에 2세대 Q3를 처음 출시한 지 3년 만에 가솔린 라인업을 투입하는 만큼 아우디 판매 실적에 기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아우디는 지난 2019년 뉴욕오토쇼에서 7년 만에 2세대 Q3 모델을 공개한 후 2020년 5월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아우디 Q3는 국내 출시 첫 해 2,159대가 판매되며 당시 아우디코리아의 실적을 견인했다. 2020년엔 수입 준중형 SUV 모델 중 판매대수 3위를 달성하며 경쟁자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력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아우디 본사에서 물량부족을 이유로 2021년 한국 시장에 Q3 신규 물량을 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아우디는 지난해 6월 한국 시장에 Q3를 재출시했다. 그러나 국내에 도입된 아우디 Q3는 35TDI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디젤엔진 단일 모델이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된 이유는 단순히 한국 시장에 Q3 디젤 모델만 들여왔기 때문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Q3의 디젤 모델이 여전히 판매되고는 있지만, 유럽 주요국가 및 미국·호주·일본 등을 살펴보면 Q3 모델은 가솔린·디젤 모델이 함께 판매되거나 가솔린 모델만으로 구성돼있다. 한국 시장만 유독 ‘디젤 단일 사양’으로 판매하며 소비자 선택권을 외면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2019년경부터 디젤 차량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으며, 2021년 4분기에는 국내 시장에서 요소수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디젤 승용차를 기피하는 현상이 커졌다.

이를 반영하듯 수입차 시장에서도 디젤모델의 판매 부진이 감지됐다. 수입 디젤 승용차의 전성기는 2015년으로 당시 연간 판매량이 16만7,925대에 달했다. 이후 조금씩 판매 감소가 나타났으나 2018년까지는 연간 수입 디젤 승용 판매대수가 10만대를 웃돌았다. 그러나 2019년엔 7만4,235대로 줄어들었고,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3만9,048대, 3만3,091대로 쪼그라들었다.

올해도 5월까지 수입 승용차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디젤 모델은 9,221대 판매에 그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36.6% 감소한 수치로, 올해 수입 디젤 승용차 판매는 3만대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소비자들이 디젤 승용차를 선호한다’는 말은 옛말이 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아우디 브랜드의 국내 시장 판매실적을 살펴봐도 디젤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3년 및 올해 아우디 판매 실적은 △2020년 2만5,513대(디젤 1만4,155대) △2021년 2만5,615대(디젤 1만154대) △2022년 2만1,402대(디젤 6,082대) △2023년 1∼5월 8,289대(디젤 2,792대) 등으로 디젤 모델 판매가 꾸준히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이처럼 디젤 승용차 판매가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아우디의 Q3 디젤 단일 구성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아우디가 국내 시장에서 보다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가솔린 모델이나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등 전동화 모델 라인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아우디코리아에서도 올해 초부터 Q3 가솔린 모델 투입을 위해 사전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3월 Q3 가솔린 모델에 대한 환경부 자동차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모두 마쳤다.

그러나 출시 시기와 국내 판매 가격을 조율하는 과정에 시간이 다소 소요되는 모습이다.

아우디코리아는 Q3 가솔린 모델 투입과 관련해 “다양한 아우디 라인업을 구축하고 국내 고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함”이라면서 “다만 국내 출시 시기와 판매가격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향후 공식 출시 일정이 확정된 후에 정보 제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수입 승용 자동차 2015∼2022년 및 2023년 1∼5월 등록자료 (연료별 등록)
2023. 06. 19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환경부 자동차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시스템(KENCIS) 아우디 Q3 가솔린 모델 인증
2023. 03. 16 환경부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