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 대표가 이끄는 현대약품이 포장오류라는 황당한 사태를 일으켰다. / 그래픽=권정두 기자
이상준 대표가 이끄는 현대약품이 포장오류라는 황당한 사태를 일으켰다. /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현대약품이 황당한 포장오류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치매약 용기에 탈모약으로 흔히 쓰이는 중증고혈압약 라벨이 붙어 유통된 것이다. 이는 현대약품 뿐 아니라 제약업계 전반의 신뢰를 흔드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약품은 특히 최근 회계위반으로 또 다시 적발되기도 해 이상준 대표의 대내외 리더십이 거듭 타격을 입게 됐다.

◇ 다른 약 이름 붙어 유통… 거듭 흔들리는 신뢰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현대약품에 따르면, 최근 의약품 포장오류 사태가 발생했다. 현대약품의 치매약인 ‘타미린정’이 담긴 용기에 중증고혈압약이자 탈모약으로도 흔히 사용되는 ‘현대미녹시딜정’의 라벨이 부착돼 유통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약사의 신고를 통해 처음 드러났으며 식약처 조사 결과 두 의약품이 한 용기에 혼합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달 23일 회수명령을 내렸으며, 해당 사안을 의약품안전나라를 통해 알렸다. 이어 3일엔 설명자료를 통해 두 의약품의 식별방법을 안내하는 한편 복용 시 확인을 당부했다.

현대약품 측은 이번 사태가 포장과정에서 타미린정 1병이 현대미녹시딜정 공정에 섞여 들어가 발생했다고 밝혔으며, 추가 포장오류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해당 일자에 생산된 제품 2만병 전체를 자진회수하기로 했다.

이처럼 관계당국 및 현대약품이 뒷수습에 착수했지만 황당하기까지 한 이번 사태의 후폭풍은 상당할 전망이다. 당장 식약처 차원의 처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식약처는 이번 포장오류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해 해당 업체에 대한 면밀한 점검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며 “향후 동일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보다 안전한 의약품이 유통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대약품은 자사는 물론 제약업계 전반의 신뢰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됐다. 무엇보다 거듭된 악재로 이상준 대표의 대내외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게 된 모습이다. 현대약품은 지난 5월 회계위반이 적발돼 과징금과 감사인 지정 3년, 검찰 통보 등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2020년에도 회계오류로 재감사를 실시한 바 있는 현대약품이 또 다시 회계에서 문제를 드러낸 것이다.

한편, 고(故) 이규석 현대약품 창업주의 장손인 이상준 대표는 2003년 현대약품에 입사해 2008년 상무로 초고속승진한데 이어 2011년엔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2018년 각자 대표이사에 이어 2021년부터 단독 대표이사를 맡으며 본격적인 3세 시대를 열어젖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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