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 사장이 이끄는 현대약품이 제 58기 회계연도에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약품 홈페이지
이상준 사장이 이끄는 현대약품이 제 58기 회계연도에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약품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11월 결산 기업인 현대약품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편,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부터 대표로서 경영을 이끌고 있는 오너일가 3세 이상준 사장이 새해부터 뚜렷한 당면과제를 마주한 모습이다.

◇ 수익성 악화에 임상 실패 악재까지

미에로화이바, 탈모약 마이녹실 등으로 널리 알려진 현대약품은 11월 결산 기업이다. 지난 10일, 현대약품은 지난해 실적에 유의미한 변동이 있다고 공시했다. 영업손익과 당기순손익이 적자전환한 것이다.

공시에 따르면, 현대약품은 제 58기 회계연도(2020년 12월~2021년 11월)에 1,39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회계연도 대비 5.14% 증가한 것이자, 역대 최대 매출액에 해당한다. 아울러 현대약품은 15억원의 영업손실과 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제 55기 회계연도(2017년 12월~2018년 11월) 당시 26억원의 영업손실과 2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한 바 있는 현대약품은 이후 곧장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2년 연속 흑자를 이어왔다. 하지만 이번에 또 다시 적자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적자전환의 배경은 크게 두 가지가 지목된다. 현대약품 측은 우선 영업손실을 유발한 요인으로 매출원가 및 판매비와 관리비가 증가한 것을 꼽았다. 실제 현대약품의 제 58기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원재료인 아테노올의 가격이 직전 회계연도 403원에서 415원으로 증가했다. 

또한 현대약품은 부메타나이드 임상 3상 중단에 따른 비용 손상처리로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부메타나이드는 프랑스의 바이오기업 뉴로클로어가 개발해온 자폐범주성장애 치료제 후보물질인데, 지난해 임상 3상에서 위약 대비 유의미한 효능을 확인하지 못한 바 있다. 현대약품은 2019년 12월 뉴로클로어와 부메타나이드에 대한 국내 독점 개발 및 판권 계약을 맺고 이를 자산으로 반영해왔는데, 임상 3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관련 비용을 손실로 반영하게 됐다.

이처럼 현대약품이 매출 성장세 속에 수익성이 악화된 실적을 내놓으면서 오너일가 3세 이상준 사장은 2022년 새해 뚜렷한 당면과제를 마주하게 된 모습이다. 

현대약품 창업주 고(故) 이규석 회장의 손자이자 이한구 회장의 장남인 이상준 사장은 2018년 2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어 함께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형성해왔던 김영학 전 사장이 지난해 1월 물러나면서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하며 홀로서기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이상준 사장은 단독 대표이사 체제 첫해부터 적자전환이란 아쉬운 실적을 남기게 됐다. 

대표이사 취임 이후 현대약품의 외형적 성장을 이끌고 있는 이상준 사장이 아쉬운 실적을 딛고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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