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윤 원내대표는 취임 당시 강조했던 의회복원 정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 뉴시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윤 원내대표는 취임 당시 강조했던 의회복원 정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취임 100일을 맞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의회정치 복원’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100일을 돌이켜 봤을 때 취임 당시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잘잘못을 따지고 싶진 않다”고 했지만, 이에 대한 책임을 더불어민주당에게 돌리기도 했다. ‘정쟁’과 ‘선동’에 갇혀서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14일 국회에서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원내대표로서의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발언에는 ‘보람’보다는 ‘아쉬움’이 더 짙게 묻어났다. 그는 “(이 기간에) 아무리 찾아봐도 좋은 기사는 거의 없고 ‘국회의원 월급 깎아라’, ‘국회 해산해라’ 이런 댓글들이 수백 개씩 달린 기사들이 참 많았다”고 운을 뗐다.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도 그는 “특별히 100일 동안 어려웠다기보다는 하루하루가 쉽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무엇보다 지난 4월 취임 이후 첫 일성으로 ‘의회정치 복원’을 공언했지만, 이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사실상 나아진 게 없는 것 같아서 부끄럽고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제부터라도 우리 국회가 조금이나마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굳이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고 싶지는 않다”고 했지만, ‘꽉 막힌’ 국회의 상황에 대한 책임이 민주당에게 있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수적 우위를 점하는 민주당과의 협상이 녹록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취임 이후에 민주당의 양곡관리법·간호법 강행 처리에 속수무책이었고 결국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에 기대 이를 저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흐름은 노란봉투법·방송법 등 쟁점 국면에서도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이러한 협상의 난관에 대해 ‘민주당 내부의 사정’을 지목했다. 그는 “제 판단으로는 민주당이 당내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이 우리 당보다는 조금 힘든 것 같다”며 “우리 당은 당내에 이견이 있어도 원내대표가 설득을 하면 거의 수용해 주시는 분위기인데 양당 분위기가 조금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강성 지지자’도 원인으로 거론했다. 그는 “결국 극단 지지자들의 행동들로 인해 상당히 진전된 합의를 이루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했다.

◇ 민주당에 ‘법안 처리’ 촉구

최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와 함께 최근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 등으로 정치권의 동력이 소진되고 있다는 점도 어려움을 더하는 대목이다. 여야가 정쟁에 매몰되며 민생 현안을 등한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원내대표는 “오염수나 양평 문제로 인해 정상적 국회 운영이 안 되고 있다”며 “선동에 갇혀서 국회가 해야 할 일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여당이 당면한 최대 과대로 ‘입법 성과’를 꼽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내년 총선에서 안정적 승리를 도모하기 위해선 윤석열 정부의 안정세가 기반이 되어야 하고 그 지지대를 여당이 입법으로 보조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야 협상의 책임자인 윤 원내대표의 어깨가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당장 21대 국회 임기가 1년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성과’에 속도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윤 원내대표는 “정기국회에 들어가면 국정감사와 예산심사 등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법안을 처리할 시간이 많지 않다”며 조속한 민생 법안 처리에 목소리를 냈다. 그는 “어제(13일) 박광온 원내대표께 보호출산제와 우주항공청 설치 특별법, 학자금 이자 감면 관련법을 빨리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대면 진료 △재정준칙 관련법 △반도체·이차전지 관련법 등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적극적인 호응을 당부했다.

윤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를 하면서 이상적인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민주당과 충분히 대화가 잘 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진정성을 갖고 이야기하면 될 것이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며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박광온 원내대표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하반기에 보이도록 애를 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가 더 좋은 변화를 위해 애썼다는 모습을 마지막에라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민주당과 협상을 하면서도 그런 생각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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