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XM3 E-TECH HEV는 전기차의 특성을 지닌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 제갈민 기자
르노코리아 XM3 E-TECH HEV는 전기차의 특성을 지닌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HEV) 자동차.” 르노코리아자동차가 ‘XM3 E-테크 HEV’를 소개할 때 강조하는 문구다.

처음에는 크게 와 닿지 않는 문구다. 그러나 르노코리아 XM3 E-테크 HEV(이하 XM3 HEV)를 타보면 어떤 점이 전기차에 가까운지 이해가 되고, 연비(연료효율)에 감탄을 하게 된다.

◇ 검증된 디자인, 조작편의성·직관성 호평… EV 모드 더해 효율 UP

르노코리아 XM3 E-TECH HEV는 쿠페형 SUV인 크로스오버(CUV) 모델로 소형 SUV 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형태를 지니고 있다. / 제갈민 기자
르노코리아 XM3 E-TECH HEV는 쿠페형 SUV인 크로스오버(CUV) 모델로 소형 SUV 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형태를 지니고 있다. / 제갈민 기자

XM3 HEV의 외관 디자인과 실내 인테리어는 전반적으로 앞서 출시된 XM3 가솔린 모델과 거의 똑같다. 범퍼와 라디에이터그릴, 휠 디자인과 기어노브 형상 등 일부분을 약간 다르게 디자인한 점은 HEV와 내연기관 모델의 차이를 두기 위함으로 보인다.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XM3 가솔린 모델부터 호평이 이어진 만큼 흠잡을 곳이 없다.

실내에서는 일반적으로 다수의 차량과 다르게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 센터 디스플레이가 세로형으로 설계된 점이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르노는 앞서 SM6와 QM6에도 세로형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시인성이나 조작편의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공조기도 기존 XM3와 동일하게 다이얼식을 채택해 조작편의성과 직관성이 뛰어나다. 하이패스 기능을 지원하는 프레임리스 룸미러도 기능과 미적인 요소를 동시에 잡은 부분 중 하나다.

기존 내연기관과 다른 부분은 기어노브다. 내연기관은 부츠형태의 일반 기어노브가 사용됐지만 XM3 HEV에는 전자식 변속기(E-시프터)가 탑재되면서 기어노브 모양이 외계인 머리처럼 바뀌었고 그립감이 뛰어나다.

르노코리아 XM3 E-TECH HEV 실내 주요 조작부. 단점으로는 콘솔박스가 좁아 물건 수납이 다소 제한적인 점이다. / 제갈민 기자
르노코리아 XM3 E-TECH HEV 실내 주요 조작부. 단점으로는 콘솔박스가 좁아 물건 수납이 다소 제한적인 점이다. / 제갈민 기자

기어 조작 방식은 주차(파킹·P)는 버튼식이며, 기어노브를 앞으로 밀면 후진(R), 뒤로 당기면 주행(D/B), 그리고 중간에 중립(N)을 배치해 직관성을 높였다. 주행모드 D는 일반적인 내연기관의 주행모드와 동일하며, B모드는 전기차처럼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회생제동을 사용하는 모드로 엔진브레이크 대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적합하다.

센터 디스플레이 아래 버튼 가운데 ‘EV’ 모드 버튼이 새롭게 생긴 것도 차이점이다. XM3 HEV는 주행 간 동력을 모아 배터리를 충전하고 충전한 배터리를 활용해 전기모드(EV)로 주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B모드까지 적용하면 전기차의 회생제동 기능도 작동해 HEV 모델이긴 하지만 주행 특성이 내연기관보다 전기차에 가깝게 느껴진다.

EV모드는 배터리 충전 상황이나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어느 정도로 밟는지에 따라 주행 속도와 거리가 달라진다. 대체로 주행 속도가 50㎞/h 내외까지는 EV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며, 상황에 따라 60㎞/h 속도까지도 EV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서울 도심으로 출퇴근을 하는 경우 EV모드를 적극 활용하면 연료소모를 최소화해 유지비를 절약할 수 있다.

르노코리아 XM3 E-TECH HEV에는 소형 SUV 치고는 과분한 옵션들이 다수 탑재됐다. / 제갈민 기자
르노코리아 XM3 E-TECH HEV에는 소형 SUV 치고는 과분한 옵션들이 다수 탑재됐다. / 제갈민 기자

도심 주행이나 고속 주행에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차로 이탈 방지 및 중앙 유지(LKAS), 오토홀드 등 운전자 편의장치를 적극 활용하면 운전이 편리해진다. ACC는 차간 간격을 조절해 완전 정차까지 지원하며, 정차 후 재출발 시에는 가속페달을 살짝 밟으면 다시 작동한다. 기능 조작은 스티어링휠 왼쪽에 모아둔 버튼으로 작동할 수 있다.

여기에 소형 SUV에는 과분한 ‘차로 중앙 유지’ 기능이 탑재돼 있다는 점이다. 소형이나 준중형 모델에는 차로 이탈 방지 기능만 탑재하는 게 보통이지만 XM3 HEV에는 ACC부터 차로 중앙 유지 장치까지 탑재됐다. ACC 기능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오토홀드 기능을 적극 사용하면 정차 상태에 브레이크에서 발을 뗄 수 있어 피로를 줄일 수 있다.

그 외 편의기능으로는 △스피드리미터 △무선 스마트폰 커넥트(안드로이드오토·애플카플레이)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약 6.7인치 크기까지) △1열 시트 통풍·열선 및 2열 시트 열선 기능 등을 지원한다. 주차를 보조하는 센서와 카메라 기능도 다수 존재한다.

또한 차량 안에서 편의점·카페·식당 및 주유소 등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주문부터 상품 수령까지 할 수 있는 ‘인카페이먼트(In Car Payment) 시스템’이 탑재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이번 시승에서는 해당 기능을 사용해보지 못했다.

르노코리아 XM3 E-TECH HEV. / 제갈민 기자
르노코리아 XM3 E-TECH HEV는 2열을 접으면 캠핑이나 차박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트렁크 도어는 유압식으로 전동트렁크를 지원하지 않는 점이 약간 아쉬운 점이다. / 제갈민 기자

주행 간 승차감은 소형 모델임을 감안할 시 평균 이상으로 느껴졌다. 특히 조금 빠른 속도(40∼50㎞/h)로 과속방지턱을 넘어도 탑승자에게 전해지는 충격은 크지 않고 서스펜션이 충격을 상쇄해준다.

실내로 유입되는 풍절음이나 엔진소음과 노면 소음 등은 약간 거슬리는 정도지만 차급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부족하다고 지적할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된다.

다만 고속으로 주행할 때 변속기가 조금 제자리를 못 찾아가는 것 같다. 속도를 높이면서 주행을 할 때 변속기는 빠르게 속도에 맞는 기어 단수를 찾아서 변속을 해야 고회전의 불쾌한 엔진음이 발생하지 않는데, 시승차량인 XM3 HEV의 6단 자동변속기는 고속에서 변속할 타이밍을 못 찾는 것인지 엔진 회전수가 계속해서 높아짐에도 변속을 하지 않는 현상이 종종 발생했다. 시승차량인 점도 일부 고려해야 하는 요소이긴 하지만 약간 불편했던 점이다.

르노코리아 XM3 E-TECH HEV를 주행하는 동안 연비는 계속해서 상승해 최종 18.3㎞/ℓ의 효율을 달성했다. / 제갈민 기자
르노코리아 XM3 E-TECH HEV를 주행하는 동안 연비는 계속해서 상승해 최종 18.3㎞/ℓ의 효율을 달성했다. / 제갈민 기자

연비는 서대문∼광명∼북한산∼수원 등 구간을 총 171㎞ 주행하는 동안 18.3㎞/ℓ를 기록했다. XM3 HEV 공인 연비가 17∼17.4㎞/ℓ인 점은 감안하면 평균 연비를 상회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연비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편하게 운전을 했음에도 18.3㎞/ℓ의 효율을 달성했다. 지난해 11월 진행한 XM3 HEV 미디어 시승회에서는 다수의 참가자들이 20∼25㎞/ℓ 연비를 달성하기도 했다.

한편, 일부 소비자들은 XM3 모델의 가장 큰 단점으로 실내 공간이 좁다는 것을 지적한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은 XM3나 XM3 HEV를 타보지 않은 소비자들이 하는 말이다. 물론 XM3 HEV가 소형 SUV라는 점에서 아주 넉넉한 실내 공간을 지녔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소형 SUV라는 점을 감안하고 본다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공간이다.

1열 시트를 180㎝ 성인 운전자 기준으로 맞춘 후 2열로 옮겨 타면 무릎 앞 공간이 남는 정도며, 헤드룸도 머리가 천장에 닿지 않는다. 넉넉하지는 않지만 180㎝ 성인 4명까지는 무난하게 탈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2열 등받이 각도와 머리받침대(헤드레스트) 형상이 조금 불편한 점은 감수해야 하는 점이다.

르노코리아 XM3 E-TECH HEV. / 제갈민 기자
르노코리아 XM3 E-TECH HEV는 실내 공간이 아주 좁은 정도는 아니다. 1열 시트를 조금만 앞으로 당기면 2열도 충분한 레그룸 확보가 가능하다. /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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