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자동차가 최근 새롭게 출시한 더 뉴 QM6는 최소한의 변화를 거쳤음에도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 의왕=제갈민 기자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최근 새롭게 출시한 더 뉴 QM6는 최소한의 변화를 거쳤음에도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 의왕=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르노코리아자동차(이하 르노코리아) QM6가 최근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2016년 9월 국내 시장 첫 출시 후 2019년 6월과 2020년 11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F/L)을 거쳤고, 이번에 출시된 모델은 세 번째 부분변경 모델이다.

1·2차 부분변경에서는 외관에서 차이점을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었지만 3차 부분변경 모델은 라디에이터그릴과 전후면 범퍼 등 디자인을 새롭게 하면서 직전 모델 대비 강인한 느낌을 강조했다. 여기에 실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큰 폭으로 개선해 이용자 조작편의를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디자인과 조작편의성을 개선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 질리지 않는 디자인, 티맵·누구·유튜브 기능 호평

르노코리아는 지난 15일 서울 수서동 식물관PH에서 더 뉴 QM6 미디어 시승 행사를 개최했다.

시승행사에서 만나본 3차 부분변경을 거친 르노코리아 더 뉴 QM6의 외관 디자인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다. 르노코리아의 패밀리룩인 ‘ㄷ(C)’ 형태의 주간주행등과 라디에이터그릴 쪽으로 뾰족하게 디자인된 헤드램프는 완성도가 높으면서 브랜드의 정체성(아이덴티티)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크게 달라진 점은 라디에이터그릴과 범퍼다. 라디에이터그릴은 기존 은빛 유광 크롬 대신 무광 다크 새턴 그레이 색상으로 마감했고, 면적을 넓게 디자인했다. 이전 모델의 전면부는 ‘퀀텀 윙’으로 약간 여성스러운 분위기였다면 이번 부분변경 모델은 단정하면서 강인하고 남성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르노코리아에서는 더 뉴 QM6에 대해 가족을 위한 SUV라는 키워드를 강조하고 있다. / 의왕=제갈민 기자
르노코리아에서는 더 뉴 QM6에 대해 가족을 위한 SUV라는 키워드를 강조하고 있다. / 의왕=제갈민 기자

전면 번호판 아래 범퍼 부분도 무광 블랙·그레이 색상을 적용하고 1개의 굵은 가로선을 그려 넣어 깔끔한 느낌을 강조했다. 범퍼 좌우 양 끝단은 오각형의 공기흡입구처럼 디자인만 해 별도의 기능은 없지만 볼륨감을 키웠다.

전면·후면 범퍼 하단을 은빛 크롬 소재로 마감한 점과 굵직한 선으로 디자인해 차체를 더 크게 보이도록 하는 효과를 준다. 여기에 새로운 디자인의 휠을 적용해 세련미를 더했다. 신발 하나 갈아 신었을 뿐인데 옆에서 바라보는 느낌이 새롭다. 그 외 전체적인 실루엣은 변화가 없다. 기존의 생산라인을 그대로 활용하고 생산 단가 인상을 최소화하려 노력한 점으로 보인다.

실내에서는 트림별로 느낌이 다르다. 이번에 시승한 QM6 2.0 가솔린 GDe 프리미에르 모델은 블랙 알칸타라 소재가 일부 사용된 가죽시트가 적용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시트는 가죽 시트 중에서는 착좌감이 뛰어나며 사이드볼스터(측면지지대)와 어깨를 감싸는 부분에 알칸타라 소재를 적용해 부드러운 촉감이 일품이다. 알칸타라 특성상 실내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이다. 또한 1열 시트는 통풍·열선 기능 및 파워전동조절 기능을 지원한다.

알칸타라 소재는 2열에도 일부 사용됐다. 실내 천장에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2열 중간부분까지 넓게 설치돼 2열 탑승자 입장에서도 개방감이 뛰어나다. 여기에 2열 중앙 센터터널 부분이 아주 약간만 솟아있어 2열에 3명 탑승도 무난하게 느껴진다. 1열 콘솔박스 후면에는 2열 탑승객들을 위한 공조기가 설치돼 있으며, 그 아래로는 스마트폰 고속충전과 노트북 충전까지 지원하는 C타입이 2구 설치돼 있다. 2열은 열선시트 기능만 지원하며, 열선 조작 스위치는 2열 중앙 등받이 부분을 내리면 앞쪽에 설치돼 있다.

르노코리아 더 뉴 QM6 실내 디자인은 기존 형태에서 큰 변화가 없지만 티맵과 누구, 플로 등을 지원하는 점이 볼보자동차 모델과 닮았다. / 의왕=제갈민 기자
르노코리아 더 뉴 QM6 실내 디자인은 기존 형태에서 큰 변화가 없지만 티맵과 누구, 플로 등을 지원하는 점이 볼보자동차 모델과 닮았다. / 의왕=제갈민 기자

계기판은 기존의 3분할 형태가 그대로 사용되고, 센터페시아 세로형 디스플레이 디자인도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대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대폭 개선했다.

먼저 티맵 내비게이션을 지원하는 점과 음성으로 목적지 설정 및 차량 기능을 작동할 수 있는 ‘누구(NUGU)’를 탑재했다. 실시간 티맵 길안내 서비스와 누구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테더링을 통해 데이터 연결을 하면 된다.

테더링 연결을 하면 음악 재생 프로그램인 플로(FLO)까지 지원한다. 볼보자동차가 국내 판매 모델에 적용한 기능과 거의 동일하다. 한 가지 다른 점으로는 볼보차에서 지원하는 ‘아리아’ 기능이 없다는 점이다.

QM6에 아리아는 없지만 ‘누구’ 사용은 상당히 편리하다. 디스플레이 화면을 티맵 내비게이션으로 설정하면 오른쪽 하단에 동그랗게 ‘누구’ 버튼이 함께 활성화된다. 주행 간에 목적지를 조작해야 하는 경우 누구 버튼을 터치하면 음성인식 기능이 작동하고 목적지를 얘기하면 볼보차와 동일하게 내비게이션을 조작할 수 있다. 음성인식률도 볼보차에 탑재된 기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누구를 눌러 “노래 틀어줘”라고 얘기하면 플로 앱을 통해 노래를 재생한다. 이 외에도 지니와 멜론 등 음악재생 앱도 지원해 운전자가 이용 중인 서비스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여기에 유튜브, 노래방, 팟빵 등 기능도 지원한다.

르노코리아 더 뉴 QM6 가솔린 프리미에르 모델은 실내 시트가 검정색 가죽 및 알칸타라 소재로 사용돼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수납공간도 여유롭다. / 의왕=제갈민 기자
르노코리아 더 뉴 QM6 가솔린 프리미에르 모델은 실내 시트가 검정색 가죽 및 알칸타라 소재로 사용돼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수납공간도 여유롭다. / 의왕=제갈민 기자

센터페시아 아래로는 수납공간이 마련됐다. 이곳에는 가시광선 살균기능을 탑재해 소지품을 살균할 수 있다. 단 크기가 큰 스마트폰은 가로로 수납이 되지 않는 정도로 공간이 협소한 점이 약간 불편한 점이다. 컵홀더 부분은 각기 다른 크기의 4구 형태로 구성돼 테이크아웃 음료컵이나 텀블러, 그리고 캔음료, 작은 병음료 등을 효율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

신형 QM6에 탑재되지 않은 옵션으로는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오토홀드 △아이들링 스톱 앤 고(ISG, 공회전 정지) 등 크게 4가지가 있다.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의 경우 소비자들 사이에서 평가가 크게 엇갈리는 옵션 중 하나로 꼽힌다. 요즘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케이스에 그립톡 등 액세서리를 붙이고 휴대폰을 사용하는 이들이 많다. 이 경우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 사용은 제한되며, 무선충전을 위해서는 케이스를 탈거해야 한다.

또한 차량 내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는 대체로 충전 속도가 느리고 발열이 심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 대신 유선 충전이나 별도의 무선충전 거치대 등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여러 이유로 인해 르노코리아는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QM6에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를 제외했다.

여기에 HUD를 탑재하지 않았지만 시승을 하는 동안 큰 불편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QM6는 스티어링휠 중앙의 경음기(horn)와 운전자가 손으로 잡는 테두리 림(rim) 사이 공간이 여유있게 설계돼 스티어링휠 각도를 가장 낮게 조작해도 다른 차량들에 비해 계기판 확인이 상대적으로 편리하다. HUD의 필요성이 크지 않은 점이다.

르노코리아 더 뉴 QM6 2열 공간은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적재함(트렁크) 공간도 넉넉한 편에 속한다. / 의왕=제갈민 기자
르노코리아 더 뉴 QM6 2열 공간은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적재함(트렁크) 공간도 넉넉한 편에 속한다. / 의왕=제갈민 기자

아쉬운 점으로는 주행 중 신호대기 등 주정차 상황에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작동하는 오토홀드 기능과 공회전을 제한하는 ISG 기능을 탑재하지 않은 점이다.

모든 옵션을 탑재한다면 좋겠지만 이 경우 차량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신형 QM6는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면서 이용자 편의 개선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물로 보인다.

◇ 운전자보다 가족 우선 ‘컴포트 SUV’… 급가속은 잠시 접어둬

더 뉴 QM6 시승은 수서동 식물관PH에서 경기도 의왕시 백운호수 공영주차장까지 약 22㎞ 구간을 왕복 주행했다. 수서역 일대 도심지부터 고속도로 등을 주행하는 구간으로 거리가 길지는 않지만 QM6를 체험해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2.0ℓ 가솔린 GDe 프리미에르 모델의 엔진은 직전 모델과 동일하다. 제원상 성능은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토크 20.4㎏·m를 발휘한다. 현재 경쟁모델로 거론되는 기아 스포티지나 현대자동차 투싼 등과 비교하면 출력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시승 후 출력이 약간 부족하게 느껴진다는 기자들도 존재했다.

르노코리아 더 뉴 QM6를 시승하는 동안 순간 가속력(펀치력)이 약간 부족하게 느껴졌지만 이는 르노코리아의 의도적인 엔진세팅인 것으로 분석된다. / 의왕=제갈민 기자
르노코리아 더 뉴 QM6를 시승하는 동안 순간 가속력(펀치력)이 약간 부족하게 느껴졌지만 이는 르노코리아의 의도적인 엔진세팅인 것으로 분석된다. / 의왕=제갈민 기자

하지만 이러한 엔진 세팅은 르노코리아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점이다. 르노코리아는 QM6에 대해 항상 ‘가족을 위한 SUV’라고 강조한다. ‘가족을 위한’ 차량이 어떤 모델일지 한 번 생각을 해보면 부드러운 주행감과 승차감, 시끄럽지 않은 엔진음,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 차단 능력 등을 꼽을 수 있다. QM6는 준중형 SUV 중에서 여기에 가장 적합한 모델로 평가된다.

우선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 엔진회전수(rpm)를 높게 사용하더라도 엔진 소음은 크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느껴진다. 도심과 고속도로 주행 간 노면 소음과 풍절음 유입도 크지 않으며 승차감도 부드럽다.

일부 시승기에서 지적하는 ‘출력 부족’은 선행 차량을 추월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속도를 높이려고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 밀어주는 힘이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실제로 QM6 시승 간 고속도로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그간 시승했던 다른 차량들처럼 다운시프트를 하면서 순간 출력을 더 뿜어내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QM6에 사용된 무단변속기의 특징으로 보인다.

다만 QM6는 가족과 함께 타면서 안정적인 주행을 하기에 적합하도록 세팅된 차량인 만큼 토크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게 정상이다. 동승석과 뒷자리에 자녀가 함께 탑승하고 있는 경우 운전을 과격하게 하는 부모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 다운시프트를 하면서 동시에 꿀렁이며 출력을 높이는 현상은 동승자가 불안해할 수 있는 요소로 느껴질 수도 있다.

QM6는 이러한 스포티한 주행감을 포기하는 대신 부드러운 주행감을 극대화한 모델이다. 순간적으로 속도를 높이는 펀치력이 부족하긴 하지만 가속페달을 지그시 밟고 있으면 110㎞/h 이상까지도 부드럽게 가속을 이어간다. 출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르노코리아 더 뉴 QM6를 약 43㎞ 시승한 후 평균 연비는 10.7㎞/ℓ 수준으로 기록됐다. / 의왕=제갈민 기자
르노코리아 더 뉴 QM6를 약 43㎞ 시승한 후 평균 연비는 10.7㎞/ℓ 수준으로 기록됐다. / 의왕=제갈민 기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및 스피드리미터(최고속도 제한) 장치도 탑재하고 있다. 기능을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어노브와 컵홀더 사이에 설치된 스위치를 좌우로 조작해 활성화한 후 스티어링휠 왼쪽 버튼으로 온오프를 설정해야 한다. 이러한 방식의 ACC·스피드리미터 조작은 다소 불편하다.

르노코리아의 SM6나 XM3는 스티어링휠에서 버튼만으로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번에 QM6의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이러한 점도 개선을 해줬다면 만족도가 더 높았을 텐데 살짝 아쉬운 점이다.

한편, 주행 간 차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로를 좌우로 이탈하려 하면 경고음을 크게 울려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 편리한 기능으로는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 차량에서 멀어지고 가까워지면 차량 문이 자동으로 잠기고 열리는 점,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차량 후면 트렁크 하단부에 발을 넣었다 빼는 킥모션을 하면 자동으로 테일게이트가 열고 닫히는 점이 편리하다. 또한 혹시나 모를 트렁크 끼임 사고를 대비해 테일게이트가 닫히는 동안 물체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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