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공교육 정상화 촉구 집회에 참석한 전국의 교사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시스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공교육 정상화 촉구 집회에 참석한 전국의 교사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의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지는 ‘연필 사건’ 가해 학생의 학부모가 경찰과 검찰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검경의 ‘온정주의’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내며 철저한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23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서이초 ‘연필 사건’ 가해 학부모가 현직 경찰과 검찰 수사관으로 밝혀졌다”며 “학부모가 먼저 개인번호로 전화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던 발표도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선생님을 괴롭힌 학부모의 정체가 왜 밝혀지지 않았는지 이제야 의문이 풀렸다”며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던 경찰 발표는 검경 가족을 감춰주려던 기만극인가”라고 꼬집었다.

‘연필 사건’은 서이초 교사 죽음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사건 중 하나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진행한 합동 조사 결과, 해당 교사의 학급에서 두 학생이 다툼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한 학생이 이마에 연필로 상처를 입은 것을 말한다. 이후 해당 교사는 가해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여러 차례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교사가 이 일로 인해 심리적 압박감을 느꼈다는 동료 교사들의 증언도 공개됐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이 복수의 언론을 통해 전한 바에 따르면, 가해 아동의 부모는 경찰과 검찰 수사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각 민주당은 경찰과 검찰이 제 식구를 감싸기 위해 미온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가해 학생 엄마는 고인이 죽음을 앞두기 전 휴대전화 문자, 업무용 메신저로도 연락했다고 한다. 심지어 검찰 수사관이라는 가해 학생 아빠는 학교를 방문하기도 했다”며 “그런데 이전 경찰은 혐의없음이라는 발표를 서둘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족 측에서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며 “혹 경찰과 검찰은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해 자신의 조직에 대한 온정주의로 고인의 죽음 원인을 은폐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하는 이권 카르텔의 다른 모습인 ‘권력형 은폐카르텔’이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검경의 철저한 진상조사만이 이러한 의혹을 벗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세상을 떠난 선생님의 억울함을 밝혀야 할 경찰이 국민적 비난을 피하려고 가해 학부모를 숨겼다니 충격적”이라며 “경찰은 ‘검경 가족’에게 면죄부를 줄 생각하지 말고 철저한 진상조사로 유족의 원통함을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도 “윤 대통령과 이상민 행안부 장관, 법무부 장관의 공정과 상식이 내로남불을 위한 성역이 아니라면 반드시 밝히라”며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은 은폐 여부도 밝혀 관련자에 대한 진상조사를 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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