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대여 투쟁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표의 무기한 단식투쟁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중단을 촉구하는 1박2일 간의 철야농성을 진행한 데 이어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민주당의 행보는 여당의 비판 여론을 확대해 내년 총선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워크숍과 장외 집회, 무기한 단식, 1박 2일의 철야농성으로 일주일을 장식했다. 지난달 28~29일은 당 의원이 전원 참석하는 워크숍을 진행했고, 지난달 30일에는 전남 목포를 찾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규탄대회를 벌였다.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이 대표가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1일까지 1박2일 간 철야농성을 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일주일은 윤석열 정부 비판에 방점이 찍혀 있다. 워크숍에서는 “윤석열 정부는 검찰 공화국을 통해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1조 1항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거부권 정치와 시행령 통치로 삼권분립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민께 드리는 8대 약속’의 결의문을 소속 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채택했다.

이 대표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무능‧폭력 정권을 향해 ‘국민 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무기한 단식도 선언했다. 또 민주당 지도부는 1일 이 대표가 단식투쟁을 하는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도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은 이어졌다. 이 대표는 단식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지금 정권의 퇴행과 폭주 그리고 민생‧국정 포기 상태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데,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행태를 도저히 묵과할 수는 없지만 막을 다른 방법도 없다”고 밝혔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지금 대한민국은 복합 위기”라며 “그 위기의 근원은 대통령이라고 국민들은 말한다. 집권 2년 차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30% 초반대인 것은 위기의 신호”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주말에도 대여투쟁을 이어간다. 오는 2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규탄대회를 열 계획이다.

◇ 대여투쟁 강화 이유

이러한 민주당의 행보는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을 확대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보다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이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와 당내 계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의미 있는 입법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 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표를 달라고 하기 어렵다”며 “국민은 민주당에게 지난 21대 총선에서 사실상 180석을 줬다. 그러나 국민의 기억 속에 남는 것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조국 사태’와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김남국 의원 코인 의혹’ 등 여러 악재들이 겹치며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체포동의안을 잇달아 부결시키며 ‘방탄 정당’이라는 오명도 썼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한 듯하다. 박 평론가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당이 뭉쳐서 대여 강경책을 펴며 정부‧여당이 못한 것을 해내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국정감사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그래서 이번 국회에서 성과를 내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마지막 총공세를 통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러한 대여 투쟁이 이 대표의 리더십 위기를 외부로 돌리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계파 갈등으로 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상태에서 시선을 외부로 돌려 당내 단합을 강화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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