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시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윤석열 정부를 향해 ‘야당 탄압을 중단하라’고 외치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의 핵심으로 규정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배경에는 이 대표 단식으로 당이 결집하는 상황에서 그 효과를 더욱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이재명 검찰 수사 ‘야당 탄압’ 규정

민주당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이라며 맹비판했다. 이 대표가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한 지 13일째 되는 상황에서 검찰이 잇단 소환 조사를 요구하는 게 과도하다는 것이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13일째 단식 중이다. 기력이 많이 떨어져서 대화는 물론이고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다시 소환 조사를 하겠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단식 중인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잇단 검찰의 소환 조사는 일찍이 보지 못했던 일”이라며 “그 혐의 여부를 떠나서 검찰의 이런 행태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지나치다고 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정식 사무총장도 ‘단식 중 소환 조사’를 강조하며 “무도함과 망신 주기를 넘어 잔혹하고 악랄한 ‘윤석열 정치검찰’의 사법 만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마 내년 총선 국면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윤석열 정권의 검사 독재정권의 잔인함에 대해 단호히 규탄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의총에서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은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서도 단식 중에 아랑곳없이 조사를 받으라는 검찰의 무도한 처사에 참을 수 없는 역겨움과 분노가 솟아올랐다”며 “절대로 이 대표를 저들의 아가리에 내줄 수 없다는 그런 결론을 안고 무겁게 이 자리에 섰다”고 발언했다.

◇ ‘탄압’ 이미지 부각 의도

이처럼 당 의총에서 이 대표의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 안건을 올리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당의 혁신안,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같은 현안을 의총에서 논의했던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당의 결집을 공고히 하기 위함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 대표의 단식으로 지지층 결집이 이뤄지고 있고 비명계(비이재명계) 목소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당의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이다.

정치평론가인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재 검찰에서 이 대표 수사에 대해 결정적 한 방이 없는 것 같다”며 “수사가 장기화 되면 야당 탄압이나 정치 보복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대표의 단식을 통해서 당의 장악력이 높아지고 비명계가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며 “‘이 대표 쪽으로 결집을 하자’는 의견이 당내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범계 의원도 의총에서 당의 결집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 지지율이 들쑥날쑥하다. 하지만 분명한 게 있다”며 “우리가 분열하지 않고 단결하고 대표가 참혹한 검찰 독재에 시달릴 때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분열하지 않으면 우리 당 지지율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지도부도 이러한 해석을 부정하지 않았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만나 “당 지도부에서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을 원하는 희망도 있을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의원들이 좀 힘을 실어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이 체포동의안 부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의원들은 지금 체포동의안에 대해 논의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본인들 생각을 드러내는 것을 조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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