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단식 15일째에 돌입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간 이 대표의 단식을 외면해 온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건강을 해치는 단식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건강이 악하되고 있다고 한다. 어제 이 대표를 진단한 의료진도 단식을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 대표께선 건강을 해치는 단식을 중단하시길 정중히 요청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단식은 이날로써 15일째에 돌입했다. 상당한 기간이 지나면서 이 대표의 건강도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날(13일) 단식 장소를 당 대표실로 옮기기도 했다. 당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전날 브리핑에서 “저체온증으로 인한 신체 기능의 저하가 있다”며 “어제(12일)부터는 부정맥 빈도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의료진까지도 단식 중단을 권고한 상황에서 정치권 안팎에서도 이 대표가 이제 단식을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당내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와 당내 최다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들이 연달아 이 대표를 만나 단식 중단을 권고한 데 이어,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인 노영민 전 의원도 전날 이 대표와의 만남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정말 깊게 걱정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그간 이 대표의 단식에 명분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사실상 외면해 왔다. 당내 일각에선 김 대표가 이 대표를 만나야 한다는 주장이 일기도 했지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결부된 상황에서 직접 만남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던 상황이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잘못된 단식 현장을 여당 대표가 찾아가서 중단하시오 하면 잘못된 것을 묵인하게 되는 데 여당 대표가 그렇게 해서 되겠나”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건강히 급격히 악화되는 만큼, 김 대표로서도 이를 마냥 지켜보고만 있을 순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거대 의석을 가진 제1야당 대표가 정부의 국정운영을 점검하고 내년도 나라 살림을 챙겨야 하는 중차대한 정기국회 시기에 단식을 계속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