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인구고령화, 배달업 등 신종 업종 등장, 청년층 건설업종 기피 등 복합 작용

건설 현장 내 고급 숙련 근로자의 고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건설 현장 내 고급 숙련 근로자의 고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민간 건설 현장에서 기술사·건축사 등 고급 숙련 근로자의 고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기술인협회가 발표한 ‘분야·자격·연령병 통계 현황’에 따르면, 작년 12월말 기준 30세 이하 고급 숙련 근로자 수는 6만68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고급 숙련 근로자 102만6,930명 가운데 약 5.9%에 불과한 규모다. 

30세 이하 고급 숙련 근로자를 다시 26~30세, 25세 이하로 나눠 구분하면 26~30세는 5만364명(4.9%), 25세 이하는 1만318명(1%)으로 연령대가 낮을 수록 고급 숙련 근로자수는 적었다. 30대(31~40세) 고급 숙련 근로자수는 15만2,242명(14.5%)으로 이들보다 약 2배 이상 많았다.

41세부터 60세까지 중장년층 고급 숙련 근로자수는 모두 62만6,823명으로 절반 이상(약 61%) 비중을 차지했다. 41~50세는 33만4,530명, 51~60세 29만2,293명으로 각각 조사됐다. 전체 고급 숙련 기술자 가운데 61세 이상 고령층은 18만7,183명으로(18.2%) 나타났다. 

건축·토목·기계·안전관리 등 각 분야별로도 30세 이하 고급 숙련 근로자수는 턱없이 부족했다. 건축·토목 분야를 살펴보면, 건축 분야에서는 30세 이하 고급 숙련 근로자수는 3만915명으로 전체 41만8,690명 중 7.4% 수준이었다. 토목은 1만4,757명으로 총 33만1,115명 중 4.5%에 불과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그나마 고급 숙련 분야 근로자는 단순 근로자에 비해 상황이 나은 편”이라며 “청년층의 건설업 기피, 코로나19 사태 이후 떠오른 배달업 등 신종 업종의 등장, 저출산,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인해 현장 단순 근로자 대다수는 외국인이 차지했고 내국인 근로자 대부분은 고령층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급 숙련 근로자 상황 역시 녹록치 않은데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고급 숙련 기술자도 해외 인력을 데려다 쓰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이번 LH ‘철근 누락’ 사태 때도 설계·감리 업체 직원 대부분은 중장년층 및 고령층으로 이뤄졌다. 한 마디로 건설업계 전반에 걸쳐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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