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연일 포털 사이트 다음의 응원 클릭 논란을 걸고 넘어졌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안이 해외 세력에 의한 ‘여론 조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번 사태의 배후 세력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러한 여당의 공세가 ‘정쟁화 의도’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발생한 응원 조작은 그동안 풍문으로 떠돌던 해외 세력의 국내 여론조작 가능성을 수면 위로 드러낸 중요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축구 국가 대항전이 가지는 상징성을 비춰볼 때 이런 조작을 실제로 해외 세력이 행했다면 우리 국민의 자부심에 대한 조롱과 모욕임에 틀림 없다”고 했다.

앞서 지난 1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대한민국과 중국 간 경기 이후 포털 사이트 다음이 서비스했던 ‘응원 클릭’에서 중국에 대한 응원 수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해외에서 VPN(가상사설망)을 통해 접속한 두 개의 IP에서 2,000만 건이 넘는 중국 응원을 클릭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4일) 기자회견에서 “클릭 응원은 매크로를 이용해 조작한 것이고 이를 숨기기 위해 VPN을 활용해 우회 접속해 조작하고 은폐를 한 것”이라고 했다.

어떤 주체가 어떠한 목적성을 가지고 이러한 행위를 한 것인지는 확인된 것이 없지만, 국민의힘은 이번 사안 그 자체만으로도 심각하다는 입장이다. 포털 사이트가 조작에 허술하다는 점이 입증된 것인 만큼 향후 선거 과정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윤 원내대표는 “드루킹 사건을 비롯해 수차례 매크로 논란이 있었음에도 우리나라 주요 포털이 불순한 여론 조작 공박에 무방비 상태에 있다는 것은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의 배후가 철저히 밝혀져야 하는 것은 물론 배후가 누구든 포털 사이트 여론 조작에 취약하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에 당장 내년 총선을 앞두고 관련 대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온라인상 여론 조작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방지책은 물론 댓글 국적 표기법 등 법안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러한 여당의 공세적 태도에 민주당은 못마땅하다는 분위기다. 사실상 이번 사안을 ‘쟁점화’하면서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을 품으면서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정부‧여당이 이 사건 자체를 정략화, 정치 쟁점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며 “일종의 자칫하면 언론의 재갈 물리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늘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를 이야기하지 않았나. 자유민주주의 가장 핵심은 표현의 자유”라며 “그 표현의 자유를 윤석열 정부 들어와 대단히 위축시키고 있다는 점도 정부 스스로 한번 성찰할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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