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오는 6일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부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국민의힘은 사법부 공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민주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4일 논평에서 “당선 소감으로 ‘이재명 대표와 함께 총선 승리’를 외쳤던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는 오는 6일 본회의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부결을 예고했다”며 “헌정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장기 공백이 민주당이 말하는 민생인가”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전날(3일) 국회에서 열린 추석 민심 기자간담회에서 “인사청문위원들의 부적격자라는 입장이 굉장히 강경하다”고 말해 사실상 부결로 가닥을 잡은 모습이다. 다만 당론과 관련해선 이날 의원총회에서 총의를 모으겠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도 “인사청문위원들께서 (부적격) 입장이 훨씬 강하다”며 “전체적인 기류는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이렇게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재산형성 과정의 의혹 등에 대해 적절한 소명이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 대법원장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불투명한 재산형성과정, 역사인식, 성인지감수성, 부족한 공직자 윤리의식, 줏대없이 흔들리는 소신 없는 모습”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한민국 사법부의 모습을 위해 우리 야당이 입법부로서의 국회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단호한 표결을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민주당의 태도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어용이라고 맞불을 놨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홍 원내대표는) ‘이러한 인물들을 계속 보내면 제2, 제3의 인물이라도 부결시킬 생각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겁박했다”며 “결국 이 대표를 위해서라면 사법부 공백쯤은 얼마든지 감수하겠다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절대적 의석수를 무기로 힘자랑을 계속한다면 결국 21대 마지막 정기국회마저 정쟁만 남고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며 “민생을 챙기겠다는 민주당, 이제 그 약속을 지키라”고 했다. 

민주당의 행보에 대해 일종의 ‘지연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대표는 불구속됐으니까 자기 목표는 다음 대선 때 나오는 것 아닌가”라며 “3심에서 유죄를 받으면 안 되기 때문에 재판 지연 전략을 쓸 거다라고 누구든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이번에도 주목되는 게 반란표가 민주당 내에서 얼마 정도 나올까”라며 “(민주당이) 사실상 두 개의 당이 수박당과 비수박당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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