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거장 뤽 베송 감독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 이영실 기자
프랑스 거장 뤽 베송 감독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 이영실 기자

시사위크|부산=이영실 기자  새 영화 ‘도그맨’으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프랑스 거장 뤽 베송 감독이 한국 영화에 대해 “굉장하다”며 높이 평가했다.  

뤽 베송 감독은 지난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진흥위원회 대회의실에서 국내외 취재진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영화 ‘도그맨’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오픈 시네마 부문에 초청돼 영화제를 방문했다. 영화는 지난 6일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상영됐다. 

이날 뤽 베송 감독은 “야외무대에서 영화가 첫 상영을 했는데 인상적이었다”며 “영화가 끝나고 20분 정도 후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집중해 주더라. 기뻤다. 야외에서 나의 영화를 보며 좋아해 주는 것을 보고 감동했고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도그맨’은 안티히어로가 자신만의 정의를 실현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에게 학대받고 개를 가족 삼아 지낸 더글라스의 비극적 운명을 그린다. 뤽 베송 감독은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기사에서 보고 착안해 시작했다”며 “아버지가 아들을 철창에 4년 동안 가둔 이야기였는데, 이후 그 아들이 어떤 삶을 살게 됐을까 상상해 봤다”고 연출 계기를 전했다. 

뤽 베송 감독의 신작  ‘도그맨’ 스틸. / 부산국제영화제
뤽 베송 감독의 신작 ‘도그맨’ 스틸. / 부산국제영화제

이어 “고통스러운 유년기를 보낸 사람이 선택의 기회에 섰을 때 나쁜 길을 선택할 수도 있고, 마더 테레사처럼 선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며 “그런 상상력에서 이 영화가 출발했고, 극 중 주인공은 자신이 받았던 모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선한 길을 택한다. 이는 개에게서 받은 조건 없는 사랑이 주인공을 선한 길로 이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뤽 베송 감독은 한국 영화의 약진에 대한 생각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국 영화는 굉장하다”며 “매년 점점 힘을 받고 올라가는 듯한 느낌”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젊은 감독에게 자리를 내주는 면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며 “그 덕에 힘 있는 감독들이 영화계에 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영화의 미래를 위해 완벽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 영화는 10년 전부터 전 세계 영화판에서 가장 살아있는 영화계라고 생각한다”고 극찬했다. 뤽 베송 감독은 “과거에는 프랑스 영화가 그런 역할을 했고 지금은 한국 영화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한국 영화는 공격적으로, 두려움 없이 영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뤽 베송 감독은 1977년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뒤, 감독이자 작가, 프로듀서로 수많은 작품을 만들었다. 대표 연출작으로는 ‘그랑블루’(1988), ‘레옹’(1994), ‘제5원소’(1997), ‘안나’(2019) 등이 있다. 신작 ‘도그맨’은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 상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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