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픈 더 도어’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콘텐츠판다,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컨텐츠랩 비보
영화 ‘오픈 더 도어’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콘텐츠판다,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컨텐츠랩 비보

시사위크|용산=이영실 기자  “장항준이 ‘김은희’했다는 말 들었으면.” 장항준 감독이 연출하고 송은이가 제작에 나선 영화 ‘오픈 더 도어’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극장가를 매료할 수 있을까.

‘오픈 더 도어’는 미국 뉴저지 한인 세탁소 살인 사건 이후 7년, 비밀의 문을 열어버린 한 가족의 숨겨진 진실을 그린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다. 과거 교민 사회에서 있었던 실제 사건을 모티프 한 작품으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돼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4월 스포츠 감동 드라마 ‘리바운드’로 극장가에 온기를 불어넣었던 충무로 대표 스토리텔러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억의 밤’(2017) 이후 6년 만에 정통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를 선보인다. 여기에 컨텐츠랩 비보 대표이자, 방송인 송은이가 영화 제작에 첫 도전해 기대를 더한다.

장항준 감독은 1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오픈 더 도어’ 기자간담회에서 “5~6년 전 이 사건에 대해 듣고 흥미를 느꼈고 이 이야기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그러다 ‘리바운드’ 촬영 들어가기 전 시간이 있어서 그 사이 단편영화를 만들자 하는 생각으로 첫 번째 챕터 단편 시나리오를 쓰고 송은이에게 보여줬더니 본인이 제작하고 싶다고 해서 ‘웬 떡이냐’ 생각했다”고 영화의 출발을 밝혔다.

단편 시나리오로 시작했지만 ‘오픈 더 도어’는 총 5개 챕터로 구성된 장편영화로 완성됐다. 이에 대해 장항준 감독은 “쓰다 보니 왜 이런 사건에 이르게 됐는지, 전에 있던 혹은 뒤에 있는 이야기와 그들의 관계에 대해 집중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렇게 챕터를 하나씩 쓰다 보니 길진 않지만 장편이 됐다”고 설명했다.

​‘오픈 더 도어’가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 콘텐츠판다,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컨텐츠랩 비보
​‘오픈 더 도어’가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 콘텐츠판다,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컨텐츠랩 비보

흥행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극장가에 다소 상업적인 요소가 덜한 영화를 선보이는 것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전했다. 장항준 감독은 “독립영화가 갖고 있는 순수한 도전 정신, 이야기를 충실하게 하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며 “상업적인 색깔이나 자극적인 것을 묻히지 않고 이야기 본질에 접근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1990년대 이후 한국영화가 이렇게 힘들었던 적은 없는 것 같다”면서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다양성은 중요하고 이야기는 계속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0년 후 다시 극장이 회복된다고 해도 남아있는 게 없을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끝까지 흔들리지 말고 다양한 이야기를 구현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이 영화를 연출했다”고 했다.  

영화 제작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송은이는 “팟캐스트로 출발해서 예능도 제작하고 매니지먼트까지 확장되는 과정에서 언젠가 한 번은 스토리가 탄탄한,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를 제작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그 출발이 내가 아는 가장 유쾌하고 선한 감독인 장항준의 작품이라면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도 좋았다”며 “내용이 굉장히 흥미롭고 탄탄했다. 또 시작은 단편이라서 경험이 없는 나 같은 초보 제작자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닐까 생각했다. 장편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도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특히 공동으로 제작한 장원석 대표에게 물어가면서 차근차근 하나씩 ‘오픈 더 도어’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별개의 일 같지만 나는 그저 재밌는 것을 만드는 창작자이고 싶다”며 “앞으로도 매력 있는 무언가가 내 앞에 놓인다면, 좋은 콘텐츠가 되고 좋은 영향을 주는 일이라면 언제든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제작자로서 더 다양한 활동을 예고했다.

‘오픈 더 도어’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장항준 감독(왼쪽)과 송은이. / 이영실 기자
‘오픈 더 도어’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장항준 감독(왼쪽)과 송은이. / 이영실 기자

장항준 감독을 향한 강한 신뢰도 드러냈다. 송은이는 “분명 언성을 높이고 싸울 법한 상황임에도 그런 사람 하나 없이 모두 이 작품을 사랑하고 매달리는 과정을 지켜봤다”며 “장항준 감독의 따뜻함과 사람을 즐겁고 유쾌하게 하는 부분을 존경한다. 내가 제작한 첫 영화가 ‘오픈 더 도어’라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장항준 감독 역시 ‘제작자’ 송은이와의 협업에 만족감을 표했다. 장 감독은 “내가 지금까지 일했던 제작자 중 가장 신장이 작았다”면서 유쾌한 농담을 하더니 “예전 좋은 친구가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협력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송은이가) 여전히 어질고 훌륭한 사람으로 내 옆에 남아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진심을 전했다.

끝으로 송은이는 “첫 영화로 ‘오픈 더 도어’를 택했고 그 문을 열었다”며 “많은 분들이 극장 문을 열고 들어와 내가 느낀 것을 함께 공감해 줬으면 좋겠다”고 관람을 독려했다. 또 “‘장항준이 김은희했다’는 말을 듣길 바란다”면서 장항준 감독의 아내이자 스타 작가 김은희를 언급하며 재치 있는 바람을 덧붙였다.

장항준도 “정말 ‘김은희’하고 싶다”며 “정말 훌륭한 작가님”이라고 보탰다. 그러면서 “영화에 참여한 분들 모두 감사하다. 우리의 시간들이 오래 기억되고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영화를 향한 기대를 당부했다.

‘오픈 더 도어’에는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 이순원‧서영주‧김수진‧강애심이 출연한다. 오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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