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분기 인기 여행지 톱3 전부 일본… 베트남·태국·대만 뒤이어
국제선 정상화에 해외로 뜨는 관광객… 제주도 여행객은 감소

올해 해외여행을 떠난 이들이 급증한 가운데, 일본 주요 도시인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가 1~9월 기간 단일 노선 기준 최다 여객 수 1~3위를 차지했다. / 픽사베이
올해 해외여행을 떠난 이들이 급증한 가운데, 일본 주요 도시인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가 1~9월 기간 단일 노선 기준 최다 여객 수 1~3위를 차지했다. / 픽사베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올해 국제선 운항이 정상화되자 내국인들이 제주도 대신 본격적으로 해외여행에 시동을 걸었다. 이로 인해 제주도 노선 이용객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국제선 이용객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1∼9월 일본 노선 이용객이 1,000만명을 넘어섰고, 제주 노선 이용객을 추월해 눈길을 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한일노선 이용객은 1,317만9,033명(유임여객)으로 집계됐다. 올해 단일국가 기준 최다 이용객이다. 이는 동기간 제주 노선을 이용한 여객 수 1,038만8,338명보다 26.9% 더 많은 수치다.

특히 국제선 중에서 가장 많이 이용한 노선은 도쿄(나리타·하네다) 노선으로 약 414만명에 달하며, 이어 △오사카 404만명 △후쿠오카 274만명 △태국 방콕 225만명 △베트남 다낭 199만명 △대만 타이베이(대북) 189만명 △싱가포르 137만명 △베트남 호치민·하노이 113만명, 111만명 △홍콩 104만명 등으로 뒤를 이었다.

단일 노선 중에서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가 최고 인기 해외여행지에 등극한 모습이다. 일본 주요 노선(도쿄·오사카·후쿠오카·삿포로)은 앞서 글로벌 온라인 여행플랫폼(OTA) 기업 부킹닷컴에서 조사한 ‘올해 여름 휴가철(7월 1일∼8월 31일) 한국인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해외 여행지’에서 상위 10위권에 전부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일본 여행에 관심이 높은 배경에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엔저’ 영향과 시차가 거의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엔화 환율은 100엔 기준 900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엔화는 지난해 3월 환율이 1,000원 선 아래로 떨어진 후 900원 중후반을 오가다가 올해 4∼5월쯤부터 또 한 번 하락세를 기록하며 900원 선까지 위태한 상황이다.

이러한 엔저 현상에 소비자들은 항공권 요금이 조금 부담되더라도 환율 등을 고려하면 제주도보다 일본 여행이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제주도 대신 일본 여행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태국과 베트남, 대만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환율과 더불어 물가가 우리나라보다 저렴해 합리적인 해외여행지로 손꼽힌다. 또 일본의 경우 시차가 거의 없고, 동남아 국가들도 시차가 2시간 내외라는 점에서 단기간 여행에 적합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최근 위스키 붐이 일고 있는 점이 일본 여행 증가세에 일부 영향을 끼쳤다고 얘기하고 있다. 위스키의 경우 우리나라는 수입 가격에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를 적용하고 있는데, 세금만 155%에 달한다. 위스키 수입 가격이 10만원이라면 세금이 약 15만5,000원이 붙어 25만원 이상에 판매되는 구조다. 반면 일본은 주종에 무관하게 용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세’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동일한 위스키를 일본에서 구매하면 우리나라에서 사는 것 보다 40∼50% 저렴한 값에 구매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고물가 영향이 해외여행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지난 19일 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2016년부터 매년 9월 조사하고 있는 ‘여름휴가(6∼8월) 기간 지역 만족도’ 설문에서 올해 제주가 처음으로 1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제주도는 총점 1000점 만점에서 723점을 얻어 지난해 757점에 비해 34점 하락했다. 앞서 제주는 지난해에도 ‘고물가 논란’으로 점수가 23점 하락한 데 이어 올해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번 조사에서 제주의 경우 먹거리와 쉴 거리 점수가 낮아졌고 물가와 상도의 평가가 전국 최하위로 떨어져 고물가 논란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올해 3분기 제주도를 찾은 여행객은 김포·김해에서 제주 노선을 이용한 여객은 2분기 대비 약 11만명 줄어들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더라도 매분기 제주를 찾은 이들은 감소했다.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제주도 대신 일본으로 떠나는 여행객이 많은 것으로 분석되는 대목이다.

한편, 이러한 해외여행 선호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 80%는 2024년에 올해보다 더 많이(46%) 또는 비슷하게(34%) 해외여행을 떠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스카이스캐너 조사에서 전년 대비 검색량이 많이 증가한 여행지로는 △베트남 달랏 △일본 오키나와 △일본 삿포로 △대만 타이베이 △일본 나고야 △일본 오사카 △브루나이 반다르스리브가완 △태국 치앙마이 △일본 도쿄 △괌 순으로 집계됐다. 일본 주요 도시와 베트남, 대만, 태국은 여전히 검색량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으며, 브루나이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통계 국내선 및 국제선 확정통계
2023. 10. 20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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