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간 무량판 아파트를 전수 조사한 결과 ‘철근누락‘된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정부가 민간 무량판 아파트를 전수 조사한 결과 ‘철근누락‘된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정부가 무량판구조가 적용된 민간아파트를 전수조사한 결과 ‘철근누락’ 등 부실시공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추가 조사를 펼친 단지 중 두 곳에서 또 다시 ‘철근누락’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올해 8월 3일부터 두 달간 실시한 전국 민간 무량판 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시공‧준공 현장 모두 ‘철근누락’이 발견되지 않았고 콘크리트 압축강도도 적절해 추가 보수‧보강이 필요한 부실시공이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번 조사결과는 무량판 구조 적용 아파트 중 2017년 이후 준공된 288개 단지, 시공 중인 139개 단지 등 총 427단지를 전수조사해 얻은 결과다. 지하 주차장과 주거동까지를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다만 사실상 벽식구조에 가까운 주거동 무량판 혼합구조(무량판 기둥+벽체)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정부는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조사기관과 함께 해당 지역 지방자치단체 및 국토안전관리원이 입회한 상태에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를 마친 뒤에는 국토안전관리원의 결과에 대한 검증 절차도 함께 진행했다.

또한 준공된 아파트 현장에서는 입주민이 원할 시 직접 조사에 입회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준공된 288개 단지 중 121개 단지(42%)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사무소장 등이 참여했다.

이번 조사는 설계도서의 적정성 확인을 위해 전단보강설계의 적정성, 전단보강근에 대한 구조계산서, 구조도면의 일치 여부 등을 검토했다.

조사과정 중 시공 중인 현장 1개소에서 설계도서에 전단보강근 누락(철근누락)이 발견됐으나 착공 전 즉시 선제적으로 설계 보완 조치했고 준공된 아파트 현장에서는 전단보강근 누락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 또 현장점검에서는 비파괴 방식으로 전단보강근 배근상태와 콘크리트 압축강도 등을 측정해 추가적인 보수보강 필요 여부 등을 확인했다.

일련의 조사를 마친 결과 시공‧준공 현장 모두 철근누락이 발견되지 않았고 콘크리트 강도도 적정해 보수·보강이 필요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국토부에 따르면 주상복합‧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무량판 건축물은 각 지자체 주관으로 무량판 아파트와 같은 수준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는 57개 시공 현장 가운데 47개 현장의 조사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1개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전 최상층 18개 기둥 중 1개 기둥에 들어가는 전단보강근 6개 가운데 2개가 누락된 것을 발견했지만 즉시 재설치해 안전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최근 LH가 지난 7월말 발표 때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민간참여사업 단지 19곳과 자체 시행단지 11곳을 대상으로 정부 인증 안전진단전문기관을 통해 긴급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의왕초평 A3, 화성비봉 A3 2개 단지에서 ‘철근누락’된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의왕초평 A3 단지는 918개 기둥 중 철근이 부족하게 투입된 기둥이 46개인 것으로 드러났다. 화성비봉 A3 단지는 921개 기둥 중 철근이 미흡한 기둥은 28개로 확인됐다. 

LH에 의하면 의왕초평 A3 단지는 시공 과정에서 철근이 단순 누락됐고, 화성비봉 A3 단지는 설계 과정에서 구조계산 및 도면표기 누락으로 인해 철근이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LH 조사 결과에 따라 철근이 빠진 LH 발주 아파트 단지는 기존 20개에서 총 22개로 늘어나게 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간아파트는 전단보강근이 이미 제작된 것을 가지고 현장에서 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철근누락‘등 오류가 적은 편“이라며 “하지만 LH 발주 아파트의 경우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재래식 공법을 사용하고 여기에 설계 및 시공 과정이 각각 분리돼 있어 ‘철근누락‘과 같은 오류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아파트와 민간아파트는 공사비 등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있어 LH의 문제사례와 민간아파트가 똑같을 것이라고 간주할 수 없다”며 “현재는 정부 발표를 받아들이고 추가적인 의혹이 있다면 관련 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가지고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량판 구조는 위험하고 못쓸 방식이 아니며 적절한 설계‧시공이 이루어지면 문제가 없다”면서 “여기에는 ‘적절한 설계와 시공’이 전제되야 하며 공법 자체는 충분히 실무적으로 검증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그동안 무량판 구조가 많이 적용됐음에도 붕괴 등 사고건수가 많지 않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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