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약품 법무실장, 국감서 “리베이트, 과거 회사 관행… 재발 방지 노력”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안국약품 법무실장은 리베이트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 리베이트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이 이어진다. / 안국약품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안국약품 법무실장은 리베이트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 리베이트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이 이어진다. / 안국약품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안국약품이 국정감사에서 불법 리베이트(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인정한 뒤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리베이트를 지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책임 회피’ 및 ‘꼬리 자르기’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안국약품의 리베이트’와 관련해 질의했다. 조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이승한 안국약품 법무실장에게 “리베이트로 인해 공정위로부터 5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받았는데, 이러한 의약품 영업방식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국민들 사이에서 크다”며 “영업방식은 개선이 됐나”라고 질의했다.

이승한 법무실장은 “리베이트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이뤄진 일로, 지난 8월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며 “저희 영업방식이 잘못된 점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고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리베이트는) 과거 관행적으로 이뤄진 측면이 있다”며 “향후에는 이러한 일이 없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관리체계를 다시 정비하도록 하겠다.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관행’이라는 발언을 꼬집으며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의견을 물었고, 복지부장관은 “이것(리베이트)은 완전한 불법이라 관행이라는 이유로 허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승한 법무실장은 “관행이라는 취지는 업계에 만연됐다는 것보다 우리 회사에서 잘못된 방식을 만연히 진행했다는 뜻으로 얘기했다.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국감에 출석한 안국약품 법무실장은 불법 리베이트를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까지 약속했다. 그러나 리베이트가 누구에 의해서 지시됐고 행해졌는지에 대해서는 질의나 답변이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에서는 리베이트를 어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2019년 7월 안국약품의 실질적 지배자이면서 당시 대표이사인 어 부회장이 안국약품 법인을 통해 의사들에게 총 89억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리베이트)을 제공했다고 판단하고 관련자들을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어 부회장과 변호인단은 당시 재판(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영업부문을 담당하던 정 모씨가 단독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까지도 어 부회장은 리베이트를 지시한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반면 정씨는 지난 4월 공판에서 “어 부회장 지시를 받고 리베이트 계획을 수립했지만 적극적인 관여는 하지 않았다”고 증언하며 대립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리베이트가 처음 이뤄진 2014년 당시 어 부회장이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경영 전반을 지휘했다는 점, 정씨가 대표이사 사장 승진 4개월 만인 2016년 2분기쯤 자진 사임해 안국약품을 떠난 이후인 2018년 8월까지 리베이트가 지속적으로 행해진 점 등에 비춰보면 어 부회장의 책임론에 무게가 실린다. 그럼에도 리베이트와 관련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태도에 대해 일각에서는 어 부회장의 ‘책임 회피’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최근 어 부회장 공판에서 변호인단은 증인으로 출석한 A씨에게 “증인이 지방의 사업부장으로 있을 당시 안국약품 본사에서 ‘영업예산’을 지급하면서 특정 병원을 지정해 ‘리베이트로 얼마를 제공하라’는 지시가 있었나”라고 물었고, A씨는 “그런 적 없다”며 “안국약품이 ‘리베이트 예산’을 따로 편성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