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3분기 이익률 14.2%… 영업이익은 유한·동아쏘시오 추월
1∼3분기 R&D 투자, 전년 대비 32%↑… 전체 매출의 10% 이상

JW중외제약이 최근 불법 리베이트가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305억원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중외제약은 공정위 처분 일부에 문제를 제기하며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사진은 JW중외제약 과천 신사옥. / JW중외제약
JW중외제약이 최근 불법 리베이트가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305억원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중외제약은 공정위 처분 일부에 문제를 제기하며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사진은 JW중외제약 과천 신사옥. / JW중외제약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JW중외제약(이하 중외제약)의 3분기 영업이익률이 10대 제약사들 가운데 한미약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더불어 신약 연구개발(R&D)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도 보여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점쳐진다.

중외제약의 3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1,842억원 △영업이익 261억원 △순손실 179억원 등을 기록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이다. 중외제약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14.2%에 달한다. 이는 10대 제약사들 가운데 한미약품(15.8%)에 이어 2위다. 이외에 주요 제약사들의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종근당 13.8% △HK이노엔 10.4% △보령 8.9% △대웅제약 8.6% △동아쏘시오홀딩스 8.6% △녹십자 7.5% 등이다. 10대 제약사의 영업이익률 평균이 7.8%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3분기 영업이익금만 놓고 보면 매출 1조 클럽 제약사인 유한양행과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영업이익을 웃돌아 이들보다 ‘장사를 더 잘 한’ 제약사로 평가된다.

더불어 1∼3분기 누적 실적도 6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돌파했고, 한미약품·종근당·대웅제약에 이어 제약업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누적 영업이익률도 12.3%로 한미약품·종근당에 이은 업계 3위다. 중외제약의 매출 규모는 6,000억∼7,000억원대 수준이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만큼은 1조 클럽 제약사들에 견줄 수 있을 정도다.

중외제약의 실적이 날아오른 배경에는 기술 도입 후 국내 임상을 거쳐 자체 개발한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치료 신약 ‘리바로’와 종합 영양수액 ‘위너프’가 대표적이다. 리바로 제품군의 올 1∼3분기 누적 매출은 1,0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9% 늘어났다. 위너프를 포함한 종합 영양수액 상·제품군도 976억원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매출을 넘어섰다.

그 외에도 포도당 등 혈액·체액대용 일반수액 및 전해질 첨가제 특수수액 같은 수액제와 자체 개발한 주요 제품군인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악템라’, 철분주사제 ‘페린젝트’,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 등의 매출이 전년 대비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중외제약은 현재 성장세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신약 연구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신약 R&D에 투자한 비용은 558억원으로, 매출의 10.3%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올해 3분기까지 R&D 투자 비용은 지난해 3분기까지 신약 개발에 투자한 비용 422억원 대비 32.5% 늘어난 것으로, 중외제약이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신약 연구개발로는 △통풍 치료제 ‘URC102(에파미뉴라드)’ △리바로 3제·4제 복합제 고혈압·고지혈증 치료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항암제(JW2286) △탈모치료제(발모제 JW0061) 등이 있다.

통풍치료제 에파미뉴라드는 지난해 11월 다국가 임상 3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아 지난 3월부터 환자 등록과 투약을 시작했다. 이어 올해 8월과 9월 각각 대만식품의약청(TFDA) 및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에서 임상3상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고 현지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태국과 말레이시아에도 임상 계획을 신청한 상태며, 임상3상 시험은 한국·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5개국에서 총 58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항암제로 개발 중인 JW2286은 삼중음성유방암과 위암, 대장암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의 혁신신약 후보물질이다. 중외제약은 연내 임상1상 시험 개시를 목표로 비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올해 말에 식약처에 임상1상 시험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다.

탈모치료제로 개발 중인 ‘JW0061’도 내년 임상 1상을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JW0061은 피부와 모낭 줄기세포에 있는 Wnt(윈트) 신호전달경로를 촉진시켜 모낭 증식과 모발 재생을 유도하는 신개념 탈모 치료 후보물질이다. 탈모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최근에는 마이크로니들 연구기업 테라젝아시아와 ‘마이크로니들 탈모치료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중외제약은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은 1조 클럽 제약사에 뒤지지 않지만 3분기 순손실을 기록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는 불법 리베이트(부당한 고객 유인 행위로 인한 경제적 이익 제공) 행위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부과 받은 305억4,400만원의 과징금을 잡손실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중외제약에 부과된 과징금은 리베이트와 관련해 제약업계 역대 최대 규모다.

문제는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한 기준이다. 공정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외제약이 의약품을 신규로 납품하거나 기존 처방을 유지 또는 증대 목적으로 병·의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기간은 대부분 2014∼2018년이다. 이 경우 2018년 당시 과징금 고시를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출·부과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중외제약이 2014년 5월∼2023년 10월 기간 동안 병·의원 임상연구 21건에 대해 7억원 상당의 연구비를 지원한 것을 함께 문제 삼았다. 이 때문에 ‘2022년부터 강화된 과징금 고시’가 적용돼 과징금이 산출됐다.

이러한 과징금 부과에 제약업계에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임상 시험과 관련된 연구비 지원까지 불법 리베이트로 분류해 과징금을 부과하면 제약업계는 신약 개발을 하지 말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며 “또 제약업계는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기가 쉽지 않은데, 수백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과도한 처사며 중견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외제약이 임상연구를 지원한 ‘연구자주도 임상시험 및 관찰연구’는 시판 중인 약물의 부작용 모니터링이나 쓰임새 확장(적응증 확대) 등을 위해 이뤄지는 ‘임상 4상’으로 불리는 연구다. 제약사들은 시판 후 임상을 통해 기존 약물의 새로운 효능을 확인해 쓰임새를 넓힐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개발할 수도 있다. ‘공정위가 제약업계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고 과징금을 부과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다.

중외제약 측은 공정위의 의결서 세부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행정소송으로 대응, 과징금 규모를 줄이기 위해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JW중외제약 3분기 분기보고서
2023. 11. 23 JW중외제약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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