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이 넷플릭스 영화 ‘독전 2’로 글로벌 시청자를 만났다. / 넷플릭스
배우 조진웅이 넷플릭스 영화 ‘독전 2’로 글로벌 시청자를 만났다. / 넷플릭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넷플릭스 영화 ‘독전 2’(감독 백감독)는 용산역에서 벌인 지독한 혈투 이후, 여전히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 분)와 사라진 락(오승훈 분),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차승원 분)과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큰칼’(한효주 분)의 독한 전쟁을 그린 범죄 액션이다.

2018년 개봉해 52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독전’(감독 이해영)의 두 번째 이야기로, 용산역 혈투 이후 원호와 락이 노르웨이에서 만나기까지 전편에서 생략된 이야기를 풀어낸 미드퀄 형식의 영화다. 지난 17일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1편에서 오랫동안 마약 조직의 실체를 추적해 온 집념의 형사 원호로 분해 극을 무게감 있게 이끌었던 조진웅은 이번 ‘독전 2’에서도 다시 원호 역을 맡아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5년이라는 물리적 시간에도 불구하고 인물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빚어내며 깊이 있는 열연을 펼친다. 

최근 <시사위크>와 만난 조진웅은 ‘독전 2’를 택한 이유부터 원호와 다시 만난 소감,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 등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그는 “원호를 잘 떠나보내고 싶었다”며 캐릭터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1편과 달리 극장 개봉이 아닌 넷플릭스로 공개됐다. 어떤가.  

“배우들이야 시나리오를 보고 참여하게 되는 거니까 극장 개봉이 아니라서 안하고 그런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때 ‘경관의 피’ ‘대외비’가 개봉했는데 많이 우려스러웠다. ‘많이 보러오세요’라고 할 수도 없고 ‘적당히 오세요’라고 할 수도 없잖나. 극장에 많이 와달라고 하기 민망한 시기였다. 습관이 참 무서운 게 코로나19가 완화돼도 극장에 안 가기 시작하니까 진짜 잘 안 가게 되는 거다. 개봉하는 영화들이 부흥을 일으켜서 극장에 활기가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작품이 공개되는 것도 신기한 경험이었다. 스트리밍되는 날 혼자 집에서 영화를 보는데 참 묘하더라. 술 한잔을 하면서 집중해서 잘 봤다.” 

전편에 이어 다시 원호를 연기한 조진웅. / 넷플릭스
전편에 이어 다시 원호를 연기한 조진웅. / 넷플릭스

-2편은 어떤 마음으로 택했나. 

“원호가 1편에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뤘다고 해야 할까. 락의 서사도 많이 드러나 있고 외로운 사람들끼리의 전쟁, 처절함이 잘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2편을 마지막으로 원호를 잘 보내주자, 놓아주자는 마음이 있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원호의 해방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통스러운 여정, 어디로 가야 하지 왜 여기에 왔지 혼란스러운 질문들에 대해 헤어 나올 수 있게 깊게 조망하고 풀어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1편은 열린 결말이다 보니 해결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아쉽다는 것은 아니지만 2편을 통해 더 먹먹함이 생기더라. 원호를 잘 떠나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이 내가 이 영화를 한 주된 목적이었고 원호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1편 이해영 감독에 이어 2편에서는 백감독과 함께 했다. 어땠나. 

“1편 때 이해영 감독이 크게 디렉션을 주고 하진 않았는데 ‘한 꼬집만 덜까?’라고 했던 게 생각난다.(웃음) 그만큼 디테일한 감정이 있었다. 이번에는 1편을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백감독이 상당히 신뢰를 보내줬다. 감각적이면서도 잘 계산해서 경제적으로 촬영했다. 굉장히 효과적으로 작업하는 걸 보면서 엄청 준비를 많이 생각했다. 또 배우가 준비한 만큼 놀 수 있게 공간을 잘 열어줘서 즐거웠다.”

-5년 만에 2편으로 돌아왔지만 영화 속 배경은 1편에서 바로 이어진다. 연결을 위해 어떤 고민을 했나.  

“우선 살을 빼야 했는데 고민보다는 시간이 없었다. ‘대외비’ 이후 바로 촬영에 들어가야 했다. 할 때까진 해보자는 마음으로 했다. 1편에서는 사무실에서 나오고 나서 바로 노르웨이의 주요한 장면으로 간다. 그 비어있는 시간 동안 얼마나 더 푸석해질 수 있을까, 어떤 건조함이 있을까, 무엇이 메말라 여기까지 왔을까 등 질문을 했었다. 2편에서는 그것이 조금 해결되는 듯했다. 시나리오에 원호가 더 푸석해지고 메마른 정서를 갖게 되는 그 지점까지 갈 수 있게 만드는 과정이 있었고 그 도움을 받아 노르웨이에 도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과정을 정말 잘 밟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노르웨이에 갔을 때 5년 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생생하게 떠오르더라. 관통선을 잘 잡고 갈 수밖에 없게 디자인돼 있는 작품이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조진웅이 ‘독전 2’  그리고 원호를 떠나보내는 소감을 전했다. / 넷플릭스
조진웅이 ‘독전 2’ 그리고 원호를 떠나보내는 소감을 전했다. / 넷플릭스

-서영락 역할이 류준열에서 오승훈으로 바뀌었다.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원호가 락과 마주하는 것이지 조진웅이 류준열이나 오승훈과 마주하는 게 아니잖나. 락을 인정하고 락이 하는 이야기에 리액션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움은 없었다. 또 (오)승훈이가 곧잘하더라. 준비도 엄청 많이 해오고 캐릭터에 대해 잘 잡아 와서 어색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많이 긴장해서 ‘스스로를 조금 더 믿어라’고 이야기해 줬다. 되게 섬세하더라. 좋았다.” 

-차승원, 한효주와의 호흡은 어땠나. 

“차승원 선배 덕에 촬영 현장이 즐거웠다. 백감독의 표현처럼 지구상에서 가장 웃긴 생명체다. 처진 에너지를 완벽하게 끌어올리는 사람이다. 기회가 된다면 브로맨스물로 다시 만나고 싶다.(웃음) 한효주는 에너지가 굉장히 달랐다. 엄청 신경을 많이 쓰고 준비했구나 느꼈고 영화에도 잘 묻어났다고 생각한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텐데 그만큼 내공이 있는 친구고 아주 단단하기 때문에 잘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브라보’였다.”

-원호를 떠나보내는 기분은 어떤가. 

“다시 만나 반가웠다. ‘나는 네가 5년 전 여름에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다’였다.(웃음) 되게 익숙한 친구 같았다. 오래 알고 지낸 친구. 그때 같이 고생 많이 했지 이런 마음이 들었다. 되게 독특한 경험이었다. 시리즈를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신기했다. 이제는 원호를 잘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