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김영섭 KT 대표가 취임 이후 첫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 뉴시스
30일 김영섭 KT 대표가 취임 이후 첫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취임 이후 첫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난해 하지 못한 정기 인사를 올해 몰아 하면서 임원교체 규모가 커졌다. 조직개편은 B2B 사업 강화를 위해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한 것이 특징이다. 또 부사장과 전무 등에 대해 외부영입이 이뤄졌다. 그러나 KT 내부에선 외부영입 인사에 대해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KT, 상무 이상 18%, 상무보 15% 축소 

30일 KT는 2024년 조직 개편과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KT는 고객 지향적인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상무보 이상 임원을 20% 축소한다고 밝혔다.

이날 김영섭 KT 대표는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는 KT가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도약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객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KT 그룹 임직원과 함께 총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무 이상 임원은 98명에서 80명으로 18%, 상무보는 기존 312명에서 264명으로 15% 축소됐다. KT 본사에선 전무 승진 8명, 상무 승진 23명, 상무보 승진 39명 등으로 큰 규모의 임원 교체가 이뤄졌다.

전임 경영진들로 인해 발생한 사법 리스크 논란으로 지난해 못한 인사를 올해 한 번에 해야 해 규모가 클 것이라는 전망들이 앞서 나왔다.

KT는 그룹사의 경영·사업리스크에 대한 관리·조정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KT는 그룹사의 핵심 보직이 퇴임 직전 임원들의 자리가 됐던 관행을 폐지하기로 했다.

KT는 “온전하게 KT 그룹 관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문성과 역량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인사를 배치한다”며 “젊은 인재와 능력을 인정받은 승진자들이 그룹사에 배치돼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형태”라고 밝혔다.

◇ KT, ‘기술혁신부문’ 신설… B2B 사업 확대 전략

KT가 외부 영입한 인물은 △기술혁신부문장(CTO) 오승필 부사장 △기술혁신부문 산하 KT컨설팅그룹장 정우진 전무 △경영지원부문장 임현규 부사장 △법무실장 이용복 부사장 등이다.

KT는 AI 등으로 B2B(기업간 거래)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KT는 기존 IT부문과 융합기술원(R&D)을 통합해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했다. 첫 기술혁신부문장은 외부인사가 맡게 됐다. KT컨설팅그룹에 대해 회사 측은 “클라우드, AI, IT 분야 전문가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9월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사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 등을 보직해제하는 인사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강국현은 정치자금법 위반, 신현옥은 일감몰아주기 사건 등으로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인물들이다.

경영지원부문장 자리엔 계명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경력이 있는 임현규 부사장이 내정됐다. 커스터머부문장에는 내부 승진 인사가 이뤄졌다. 직무대리였던 이현석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정식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윤리부서장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KT는 “디지털 혁신과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를 외부에서 추가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외부영입 인사 ‘낙하산’ 논란  

그러나 외부 영입인사에 대해 낙하산 인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법무실장인 이용복 부사장은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출신이다. 그는 최순실 게이트 사건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수사2팀장을 맡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수석검사로서 수사4팀장을 맡았다. 이에 신임 법무실장이 대통령과 연이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현규 경영지원부문장은 지난 2013년에도 KT 비즈니스서비스추진실장(부사장)에 임명된 바 있다. 그는 이명박 대선 캠프에서 정책 홍보단장을 역임했다. KT 내부에선 “MB특보 출신으로 정권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우진 KT컨설팅그룹장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LG CNS 클라우드전략담당 상무로 업무를 수행했다. 김영섭 대표는 △전 LG CNS 대표이사(2015~2023) △전 LGU+ CFO(2013~2015)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이에 정우진 전무는 김영섭 대표 지인으로 영입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영섭 대표는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LG 출신을 영입할 것이냐는 질문에 “KT 내에서 구해지지 않는다면 외부에서 찾아야 하겠지만 당장 LG 출신을 데려오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KT 중심으로 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권 카르텔 해소 방안에 대한 질문에는 “누구 편, 누구 연줄 이런 이야기가 도는 걸로 아는데 종전까지는 어땠는지 몰라도 연말 인사가 끝나면 전부다 머릿속에서 지우라고 선언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외부영입 인사에 대한 잡음이 이어질 전망이다.

KT 새노조는 “낙하산 논란이 점화될 것이 명약관화함에도 이런 인선을 강행한 배경에 대한 대표이사의 설명을 요구한다”며 “현재 외부영입 예정으로 공석인 경영진에 대해서도 낙하산 논란이 없도록 철저한 검증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KT의 50여개 자회사들에 대한 후속 인사는 12월중 이뤄질 예정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