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3차 인재영입식에서 류삼영 전 울산중부경찰서장에게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3차 인재영입식에서 류삼영 전 울산중부경찰서장에게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정권 심판론’을 내년 총선의 전략으로 삼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쌍특검 법안(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의혹)으로 정부‧여당을 압박하는 데 이어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문제로 윤석열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류삼영(59) 전 총경을 인재로 영입했다.

민주당은 18일 총선을 대비한 세 번째 인재 영입 대상으로 류 전 총경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류 전 총경은 지난해 7월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 방침에 반발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최했고, 이로 인해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올해 7월에는 경상남도경찰청 112치안종합실 상황 팀장으로 발령받자 ‘보복성 인사’라고 반발하며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류 전 총경은 권력이 아닌 국민만 바라보는 ‘국민의 경찰’로서 가치관과 역량을 갖춘 적임자”라고 영입 이유를 밝혔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3차 인재영입식’에서 “이번 정부 들어서 경찰을 국민으로부터 권력의 편으로 떼어놓으려는 경찰 장악 시도가 있었다”며 “그런데 이 정권의 경찰 장악 시도에 저항한 인물이 바로 류 전 총경”이라고 호평했다.

이 대표는 “무서운 정치권력에 맞서서 국민의 경찰로서의 길을 제대로 가고자 했던 류 전 총경의 용기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경찰이 국민의 신망을 받는 존재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하는 세상을 함께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 전 총경은 윤석열 정권이 등장하면서 경찰의 민주화가 일순간에 무너졌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난 30년간의 경찰의 민주화와 정치적 중립의 성과가 윤석열 정권의 등장으로 일순간에 무너졌다”며 “무도한 정권으로부터 경찰을 지켜내고 경찰이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강조했다.

또 “윤석열 정부는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을 침해하는 대통령령을 통해 경찰의 수사종결권을 침해하고 검사의 수사권을 다시 확장하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을 시행하고 있다”며 “국회에서 입법한 법률을 무력화하는 대통령령을 제정하는 것은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고, 이는 헌법 질서를 교란하는 ‘시행령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류 전 총경은 “윤석열 정부가 망친 것들을 조속히 정상으로 돌려놓겠다”고 다짐했다.

◇ 민주당, ‘한동훈 비대위설’ 평가절하

이러한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일제히 ‘한동훈 비대위설’과 관련해 평가절하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오면 ‘정권 심판론’ 여론이 더욱 강화된다는 것이다. 또한 민주당이 류 전 총경 영입을 발표한 시점에서 ‘한동훈 비대위’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 ‘검찰 대 경찰’로 총선 구도를 끌고 가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한 장관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온다면 “땡큐”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 국정 지지도와 한 장관의 비호감도가 거의 일치한다”며 “한 장관은 누가 봐도 윤 대통령의 대리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표의 확장성 면에서 저희는 땡큐”라고 언급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에서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을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직접 아바타를 내세워 총선을 진두지휘하겠다는 속셈을 노골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러나 계획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아바타 비대위원장의 등장은 윤석열 정권 심판에 대한 국민의 의지만 더욱 드높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혹평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아바타에게 당을 넘기겠다니 국민의힘을 대통령실에 흡수합병하려고 하는가”라고 쏘아붙였다.

권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 친윤계(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총선 승리의 견인차’로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혹시 대통령실이 시킨 일인가”라며 “국민께서는 국민의힘에 ‘대통령과의 수직관계’를 청산하라고 명령하는데, 도리어 ‘윤석열 아바타’를 데려다 ‘직할통치’를 받겠다니 기가 막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한 장관을 앞세워 ‘국정 난맥’과 ‘여야 대치’로 나라를 더욱 혼란에 빠뜨리려고 하는가”라며 “‘윤석열 아바타’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등판은 국민의 고통은 외면하고 대통령만 바라보겠다는 국민 무시 선언이 될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류 전 총경 영입을 발표한 시점에 맞춰 ‘한동훈 비대위설’을 공격하고 나선 것은 내년 총선을 ‘검찰 대 경찰’ 구도로 몰고 가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검찰 대 경찰’ 구도로 만들어 정부‧여당에 대립각을 세우기 위한 민주당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며 “내년 총선 전략으로 ‘검찰 정권’의 강도 높은 비판을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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