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KG ETS가 KG스틸홀딩스를 흡수합병한다. / 뉴시스
KG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KG ETS가 KG스틸홀딩스를 흡수합병한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배구조 개편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KG그룹이 또 한 걸음을 내딛었다. 중간 지주사로 자리매김하게 된 KG ETS가 KG모빌리티홀딩스에 이어 KG스틸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KG스틸홀딩스를 흡수합병한다. KG그룹의 이러한 행보는 2세 승계 측면에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는 모습이다.

◇ KG ETS, KG모빌리티홀딩스 이어 KG스틸홀딩스 흡수합병

KG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KG ETS는 지난 18일 비상장계열사인 KG스틸홀딩스의 흡수합병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KG스틸홀딩스는 2019년 동부제철(현 KG스틸) 인수 과정에서 설립됐으며, 현재도 KG스틸 지분 39.98%를 보유 중인 최대주주다. KG스틸홀딩스의 지분은 다시 KG그룹 계열사 4곳이 나눠 갖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KG ETS가 51.07%를 보유 중이다. 따라서 합병이 마무리되면 KG ETS는 손자회사였던 KG스틸을 자회사로 맞게 된다.

KG ETS 측은 이번 합병 추진의 목적이 △지배구조 단순화 및 투명성 △경영효율성 및 경쟁력 향상 △주주가치 극대화 △지주회사 제한사항 해소라고 밝혔다.

이 같은 합병 추진은 예상됐던 수순이다. KG그룹은 최근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을 이어왔으며, 그 중심엔 KT ETS가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지주회사 전환을 신고해 지난 5월 기준을 충족했다는 심사 결과를 받았고, 이후 KG모빌리티홀딩스 흡수합병 절차에 착수해 지난 8월 마무리 지었다.

이로써 KG ETS가 자회사와 손자회사 등을 거느리고 있는 구조는 M&A를 위해 설립됐던 계열사들이 사라지며 한결 단순해지게 됐다. 다만, KG그룹 전체 지배구조 측면에선 그렇게 큰 변화는 아니다. KG그룹은 현재 3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형성돼있다. △KG제로인→KG케미칼→KG이니시스→이데일리→KG제로인 △KG제로인→KG케미칼→KG ETS→이데일리→KG제로인 △KG제로인→KG케미칼→이데일리→KG제로인 등이다. 이 순환출자 고리에 포함된 주요 계열사들이 나머지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는 형태다. 이런 가운데, KG ETS의 KG스틸홀딩스 흡수합병은 이러한 핵심 지배구조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G ETS를 중심으로 한 연이은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2세 승계 측면에서다. KG그룹은 오너일가 2세 곽정현 KG케미칼 대표가 여러 계열사를 겸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단행된 임원 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이미 상당한 입지를 구축 중이다. 또한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KG제로인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그러나 승계작업을 완전히 마무리하기 위해선 전반적인 지배력 강화와 더불어 지배구조 단순화가 남은 과제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개편은 그룹 규모 확대에 따른 잠재적 과제이기도 하다. 공격적인 M&A로 외형을 키워온 KG그룹은 2020년 자산규모가 5조원을 넘어서며 처음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가 이듬해 제외됐으나 지난해 다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이어 올해는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를 인수하며 자산규모가 8조원을 훌쩍 넘어섰고, 재계순위도 70위권에서 50위권으로 껑충 뛰었다. 순환출자 제한이 엄격해지는 자산규모 10조원까진 아직 여유가 있지만 꽤나 근접한 상황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KG모빌리티홀딩스에 이어 KG스틸홀딩스까지 흡수합병하는 KG ETS의 행보는 지배구조 개편의 포석이란 평가에 힘이 실린다. KG그룹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지배구조 개편 및 2세 승계작업을 이어나갈지, 그 과정에서 KG ETS는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KG ETS ‘주요사항 보고서’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1218000304
2023. 12. 18.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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