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의 쌍용자동차 인수가 최종 마무리됐다. /뉴시스
KG그룹의 쌍용자동차 인수가 최종 마무리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KG그룹의 쌍용자동차 인수가 마지막 중대 절차를 무사히 넘기며 최종 마무리됐다. 존폐 위기에까지 내몰렸던 쌍용차가 비로소 한숨을 돌리게 된 모습이다. M&A를 통해 재계 70위권까지 성장해온 KG그룹 역시 더욱 덩치를 키우게 됐다. 다만, 이는 끝이 아닌 시작을 의미한다. 이제 경영정상화와 재도약이라는 더욱 무거운 당면과제를 마주하게 될 전망이다. 

◇ 비로소 마침표 찍은 절차… KG쌍용모빌리티의 앞날은?

지난 26일,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는 쌍용차 관계인집회를 열고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KG그룹의 쌍용차 인수가 마지막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이로써 쌍용차는 숱한 우여곡절을 딛고 또 다시 새 주인을 맞게 됐다. 쌍용차는 1954년 설립된 하동환자동차제작소를 모태로 한다. 이후 동아자동차 시절을 거쳐 1980년대 중반 쌍용그룹에 인수됐으며,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고초를 겪기 시작했다. 1998년 대우그룹에 인수됐지만 얼마 후 대우그룹이 공중분해 수순에 돌입하면서 워크아웃을 피할 수 없었다.

이후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를 새 주인으로 맞은 쌍용차는 더욱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다. 상하이자동차는 이렇다 할 투자 없이 기술 유출을 둘러싼 논란만 일으켰다. 결국 쌍용차는 2008년 불어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지 못하고 2009년 법정관리에 돌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소위 ‘쌍용차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렇게 2010년 인도 마힌드라를 새 주인으로 맞은 쌍용차는 2015년 선보인 티볼리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재기의 희망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을 기점으로 다시 경영이 악화되기 시작했고, 모기업인 마힌드라마저 심각한 위기를 마주하면서 2020년 재차 법정관리에 돌입하고 말았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뒤숭숭한 가운데 시작된 새 주인 찾기는 난항을 거듭했다. 유력하게 거론됐던 외국계기업과 굵직한 국내 대기업들이 줄줄이 불참한 가운데 첫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는 자금력에 대한 우려를 끝내 씻지 못하고 좌초했다. 그렇게 다시 매각 절차에 돌입해 KG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낮은 변제율 등으로 인해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은 95.04%의 압도적인 동의를 얻으면서 관계인집회 통과 요건을 가뿐히 넘겼다. 이는 쌍용차 각계 관계자들의 부단한 노력과 상거래 채권단의 협조, KG그룹의 추가 자금 투입 결단 등이 얽힌 결과로 풀이된다.

이로써 쌍용차는 5번째 주인을 맞게 됐다. 모처럼 국내 기업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쌍용차 인수는 M&A를 통해 성장해온 KG그룹 입장에서도 중대한 사안이다. 1985년 세일기공(현 KG상사)을 설립해 사업을 일궈온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2003년 경기화학(현 KG케미칼) 인수를 시작으로 KG그룹을 본격 성장시켜왔다. 이후 KG그룹은 시화에너지(현 KG에너지), 이데일리, 이니시스(현 KG이니시스), 웅진패스원(현 KG에듀원), KFC코리아, 동부제철(현 KG스틸), 할리스커피, HJF 등을 인수하며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외형을 키웠다.

이렇게 KG29개 계열사를 둔 KG그룹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5조3,000억원대다. 그런데 완성차업체인 쌍용차의 자산규모는 1조8,000억원대에 달한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을 인수한 KG그룹이지만, 쌍용차의 존재감은 남다른 것이다. 현재 70위권인 KG그룹의 재계순위는 단숨에 50위권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처럼 쌍용차는 우여곡절을 딛고 새 주인을 맞게 됐고, KG그룹은 쌍용차 인수에 성공하며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그룹의 외형도 키우게 됐다. 다만, 이는 끝이 아닌 시작을 의미한다. 새 주인을 맞은 쌍용차와 쌍용차를 품은 KG그룹 모두 경영정상화와 재도약이라는 무거운 당면과제를 마주하게 됐다.

중대 관문을 통과한 쌍용차와 KG그룹은 우선 회생 채무변제, 감자 및 출자전환 등의 회생계획을 이행해나가며 법정관리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뿐만 아니다. 쌍용차를 지속가능하고 미래성장동력을 갖춘 기업으로 안착시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문제는 이러한 과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꽤나 복잡하고 까다로운 일이라는데 있다. 내수시장은 물론 수출 실적도 끌어올려야 하고, 이와 함께 수익성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 다소 뒤쳐져있는 전동화 전환에도 서둘러 발을 맞춰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적잖은 시간과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현대자동차·기아가 압도적인 장악력을 자랑하고 있으며,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자동차는 글로벌 초대형 모기업을 두고 있다. 이에 비해 쌍용차와 KG그룹은 도전자의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KG그룹 품에 안긴 쌍용차는 사명을 KG쌍용모빌리티로 변경할 방침이다. 새 출발에 나설 KG쌍용모빌리티가 우여곡절 많았던 과거를 딛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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