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아이유부터 르세라핌·아이브·고현정·백종원… 톱스타 대거 기용
광고선전비는 351억원, 판관비 19% 차지… R&D에는 123억원

광동제약은 톱스타 연예인들을 자사 제품 및 상품 광고모델로 발탁해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반면 제약사의 본분인 신약 연구개발에는 소홀한 모습을 보여 비판이 적지 않다. 사진은 광동제약 비타500제로 홍보 모델로 발탁된 아이돌 그룹 르세라핌의 비타500제로 광고 영상. / 광동제약
광동제약은 톱스타 연예인들을 자사 제품 및 상품 광고모델로 발탁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제약사의 본분인 신약 연구개발엔 소홀한 모습이다. 사진은 광동제약 비타500제로 홍보 모델로 발탁된 아이돌 그룹 르세라핌의 광고 영상. / 광동제약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광동제약은 ‘제약사’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있으면서도 신약 연구개발(R&D) 투자가 인색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반해 자사 제품·상품 광고선전을 위한 비용에는 대대적인 투자를 하며 광고모델로 톱스타 연예인들을 기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광동제약과 가장 오랜 기간 광고모델 계약을 이어오고 있는 인물은 배우 김영철이다. 그는 2019년부터 광동 침향환의 광고모델로 기용돼 올해로 5년째 광동제약과 함께 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가수이자 배우인 아이유가 2020년 3월부터 광동제약의 외형성장을 이끈 핵심 상품인 제주 삼다수의 광고모델로 선정돼 4년째 이어오고 있다.

광동제약이 올해 새롭게 광고선전 계약을 맺은 모델로는 아이돌 그룹 르세라핌과 아이브, 배우 고현정, 방송인 겸 기업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 등이 있다.

르세라핌은 올해 3월부터 비타500제로 모델로 발탁돼 광고모델로 활동 중이며, 아이브는 올해 4월부터 광동 옥수수수염차의 새 모델로 선정됐다. 배우 고현정은 올해 3월말 광동제약의 유산균 브랜드 컬처렐의 모델로 캐스팅됐다. 광동 경옥고의 홍보 모델로는 지난해 4월부터 가수 임영웅을 발탁해 약 1년간 함께 한 후 올해 9월부터는 백종원 대표를 새 모델로 선정했다.

이 때문인지 올해 광고선전비도 증가세를 보였다. 광동제약이 올해 3분기까지 광고선전비로 지출한 비용은 3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3% 상승했다. 특히 올해 광고선전비 351억원은 전체 판매비·관리비(판관비)의 18.55%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광동제약이 신약 개발을 위해 R&D에 투자한 비용은 123억원에 불과하다. 자사 제품과 상품 홍보에 투자한 비용이 신약 R&D에 쓴 돈보다 약 3배 더 많은 셈이다.

물론 광동제약보다 광고선전비를 더 많이 쓴 제약사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업계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까지 광고선전비로 750억원을 지출했다. 그런데 유한양행이 같은 기간 신약 개발을 위한 R&D에 쏟은 비용은 1,354억원에 달한다. 매출규모가 비슷한 대웅제약과 종근당도 같은 기간 광고선전비로 각각 542억원, 381억원을 사용했으나, 이들은 신약 R&D에 각각 1,518억원, 1,026억원을 쏟아 부었다.

주요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을 위해 R&D에 집중하면서 자사 제품·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광고선전을 부수적인 요소로 병행하는 모습이지만, 광동제약은 신약 개발을 위한 R&D 투자보다 자사 제품·상품 광고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이처럼 광고선전비가 R&D비용을 넘어서는 제약사는 상대적으로 일반약과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음료 등의 비중이 큰 곳들로 알려진다. 의사들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과 달리 일반약과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음료 등은 광고홍보를 통해 대중에 널리 알려야 하는 필요성도 분명 존재한다.

다만 수년째 신약 개발은 소홀히 하면서 R&D 투자비용보다 많은 금액을 광고선전비로 지출하는 광동제약의 모습은 ‘제약사’의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는 지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가 내년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신약 개발 투자를 늘려 이러한 비판을 떨쳐낼 수 있을지, 아니면 기존의 행보를 그대로 이어나갈지 그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지난 5년간 광동제약의 광고선전비 지출 규모를 살펴보면 △2018년 397억원 △2019년 392억원 △2020년 335억원 △2021년 361억원 △2022년 376억원으로 확인된다. 이 기간 신약 개발을 위한 R&D 투자는 △2018년 76억원 △2019년 95억원 △2020년 101억원 △2021년 125억원 △2022년 139억원으로 집계됐다.

근거자료 및 출처
광동제약 지난 5년 및 올해 3분기 재무제표
2023. 12. 29 광동제약,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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