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은 연구개발 부문 투자이 적은 제약사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률은 2%대에 그치고 있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체질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 제갈민 기자
광동제약은 연구개발 부문 투자이 적은 제약사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률은 2%대에 그치고 있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체질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광동제약은 국내 제약업계에서 연구개발(R&D) 투자에 인색한 제약사로 손꼽힌다. 국내 제약업계가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신약개발에 몰두하는 추세와는 대비되는 행보다.

◇ 연결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 0.96%

광동제약은 지난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2022년 사업보고서를 공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934억원 늘어난 1조4,31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꾸준히 외형 성장을 이어오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달리 영업이익은 줄고 있다. 광동제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82억원으로 전년 대비 67억원 감소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67%를 기록했다.

관심을 끄는 것은 연구개발(R&D) 부분이다. 광동제약의 지난해 R&D 부문 투자 금액은 138억원이다. 연결 매출의 0.96% 수준이다. 광동제약보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제약사들의 R&D 투자비보다 적은 규모다.  

제약업계 매출 1위인 유한양행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03%에 불과하지만 R&D 부문에 1,800억원 이상을 쏟아 붓는 등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신약개발에 힘쓰고 있다. 제일약품도 135억원의 영업손실을 감수하고 R&D 부문에 469억원(연결 매출 6.49%)을 투자하며 미래먹거리 확보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일동제약도 73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R&D 부문 투자를 1,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이상 늘렸고, 이는 지난해 매출 대비 19.61%에 달하는 비용이다.

◇ 80% 넘는 원가율, 수익성에 악영향… 삼다수 영향 적지 않아

광동제약의 낮은 영업이익률도 관심있게 살펴볼 대목이다. 영업이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계정 항목은 ‘매출원가’와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 등이 있다. 광동제약의 경우 매출 대비 원가율이 80.30%, 판관비 비중은 17.03%를 차지하고 있다. 제품 및 상품의 판매가격이 1만원이라면 이 중 생산 단가가 8,030원이며, 물건을 보관하고 유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1,703원인 셈이라 남는 게 267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제주삼다수 유통 계약식에서 광동제약 최성원 대표이사(좌)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김정학 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광동제약
광동제약은 지난 2021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측과 제주삼다수 유통 계약을 맺었다. 삼다수는 현재 광동제약의 연결 매출 비중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높지 않은 제품으로 꼽힌다. 사진은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좌)와 김정학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사장이 삼다수 위탁 판매 체결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 광동제약

매출 원가율 부분의 개선이 필요해 보이지만, 광동제약의 경우 상품 의존도가 적지 않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광동제약의 영업이익률이 떨어진 시점이 2012년 삼다수 유통을 맡기 시작하면서라고 분석하고 있다. ‘삼다수’는 광동제약 연결기준 매출의 20.64%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광동제약은 2012년 12월 삼다수 유통 계약을 체결했는데, 2012년까지만 해도 광동제약의 영업이익률은 10%를 상회했다. 이후 영업이익률은 2015년 5.32%, 2016년 4.20%, 2017년 3.13%, 2018년 2.88% 등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삼다수의 원가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으로, 삼다수 판매가 늘어나고 광동제약이 삼다수에 의지할수록 영업이익률 개선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시장에서 매출 원가율을 낮추려면 일반의약품 같은 경우 대규모로 집행되는 TV 광고비용 등을 조정하는 게 하나의 방법일 수 있으며, 유통망을 다변화해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도 있다”며 “전문의약품 부문에서는 외자사로부터 도입하는 수입약을 줄이고 자체 개발 제품 비중을 높이는 방법과 생산 공정을 선진화해 수율을 좋게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는 대규모 설비 투자가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에는 영업을 대행해주는 CSO(제약영업대행) 업체들도 급증하고 있는데, CSO를 통한 영업 비중이 높아질수록 원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 이익이 줄어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결국 제약사들이 영업이익을 높이고 영업이익률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설비 투자 및 R&D 확대로 자체 개발 신약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다.

광동제약은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현재 1%대인 연구개발 비중을 더욱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연 올해는 변화가 이뤄질 지 광동제약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광동제약 2022년 사업보고서
2023. 03. 17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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