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김종민‧이원욱‧조응천)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것과 관련해 당내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친명계(친이재명계)에선 민주당이 분열로 비칠까 우려된다는 목소리와 ‘총선용’이라는 비판이,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선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친명계인 박찬대 최고위원은 11일 오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도 “윤석열 정권 폭정을 심판하라고 하는 국민적 요구가 많은데, 결국 탈당이 야권 분열로 비칠 우려가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가 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 대표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지지가 너무 높기 때문에 사당화라고 말하기엔 많은 분들의 동의를 얻기는 어렵지 않나”라며 “특히 이 대표가 받는 지지는 정치적 기득권 반열에 있는 국회의원들에 의한 지지라기보다 국민과 당원에 의한 지지 아닌가. 정치적 권력이 국민의 수준으로 내려가고 있는 단계에서 이것을 사당화로 표현하기는 어렵지 않은가”라고 반박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원칙과 상식 의원들의 탈당이 오는 4월에 있을 총선을 염두에 둔 탈당이라고 봤다. 그는 전날(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과 지방선거 때는 국회의원 탈당이 없다. 꼭 총선을 앞둔 시기에 유독 탈당이 많다”며 “바야흐로 총선 철 탈당의 계절, 철새 도래지가 뉴스에 등장하는 시기가 왔다. 봄이 끝나면 철새도 철새 도래지도 사라진다. 4년마다 반복된다”고 꼬집었다. 김용민 의원도 페이스북에 “원칙과 상식? 공천과 탈당!”이라고 비꼬았다.

양이원영 의원은 “이원욱 의원은 민주당 3선 의원이고, 김종민‧조응천 의원은 민주당 재선 의원”이라며 “즉 이들은 당내에서 기득권을 누릴 만큼 누린 정치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당원들을 ‘천원 당원’, ‘동원 당원’이라며 모욕하고 당원들의 권리 강화를 ‘개딸 파시즘’이라고 모독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주장과 같다”며 “이들이 생각하는 시민과 당원의 모습은 무지몽매한 군중 그 이상도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분들이 탈당을 선택한 것은 당원들을 무시하고 당원들의 선택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참 아이러니한 것은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은 민주당 당원들이 좋아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좋아하는 정치인”이라고 직격했다.

반면 당내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선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홍영표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함께 혁신과 통합의 길을 찾고자 많은 논의도 하고, 중재도 했지만 막지 못했다”며 “안타깝고, 아쉽고, 아프다. 이번 일에 대해 비난보다 우리를 돌아보는 성찰의 기회로, 당의 혁신과 통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그동안 지도부 안에서 중재 역할을 해왔던 저로서는 아쉬움이 크다”며 “다른 목소리도 품는 민주당을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능력이 부족했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분열과 혐오가 아니라 포용과 통합의 정치”라고 했다.

고 최고위원은 “당내에서 꾸준히 다른 목소리를 내온 분들에게 손을 내밀어 줄 것을 요구해왔지만 결국 모두가 행복한 결말은 만들지 못했다”며 “민주당이 분열한다면 국민들은 민주당을 외면할 것이다. 당내의 다른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