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김종민(왼쪽부터), 이원욱, 조응천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 / 뉴시스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김종민(왼쪽부터), 이원욱, 조응천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비명계(비이재명계)로 대표됐던 원칙과상식 의원 3명이(김종민‧이원욱‧조응천) 더불어민주당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이들은 ‘기득권 양당 정치’의 타파를 외치며 ‘개혁 대연합’을 제안했다. 하지만 3명의 의원과 함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현역 의원들이 전무한 만큼 지지세를 얼마큼 확보하느냐가 향후 정치 행보를 판가름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원칙과상식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상 정치에 숨죽이며 그냥 끌려가는 건 더 이상 못하겠다”며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오는 4월 치러지는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의 독선과 독주, 무능과 무책임을 심판해야 한다면서도 이재명 대표 체제로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윤석열 정권을 반대하는 민심이 60%지만, 민주당을 향한 민심은 그 절반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나머지 30%의 국민은 윤석열 정권이 이렇게 못하는데도 민주당은 지지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민주당은 미동도 없다. 그냥 이재명 중심의 단결만 외치고 있다. 끝내 윤석열 정권 심판에 실패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방탄 정당, 패권 정당, 팬덤 정당에서 벗어나자고 호소했지만, 거부당했다”며 “3총리(김부겸‧이낙연‧정세균 전 국무총리)께서 진심 어린 충고를 했지만 어떤 진정성 있는 반응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원칙과상식은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을 가족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해, 헌법이 보장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개인 사법 방어에 사용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또한 이러한 기득권 양당 정치를 해소하기 위해 ‘개혁 대연합’을 제안하기도 했다. 싸워서 이기는 정치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유능한 정치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세상을 바꾸는 정치로 가기 위한 개혁 대연합과 미래 대연합을 제안한다”며 “기득권을 내려놓을 각오가 돼 있다면 모든 세력과 연대·연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윤영찬 잔류’에 ‘삐걱’… 향후 과제는?

하지만 이러한 제안에도 불구하고 3명의 의원과 함께하기로 했던 윤영찬 의원이 민주당에 잔류하겠다고 밝히면서 원칙과상식 의원들의 첫행보에 금이 가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향후 얼마나 많은 지지 세력을 확보하는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이 있기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잔류 의사를 밝혔다. 그는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며 “민주당을 버리기에는 김대중‧노무현의 흔적이 너무 귀하다. 그 흔적을 지키고 더 선명하게 닦는 것이 제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당의 가치와 염원에 대해 동의한다”며 “성공하시길 바란다. 지금까지 함께해온 원칙과상식 동지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라고 했다.

김종민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의원의 잔류에 대해 “추측이나 해석을 갖고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원칙과상식은 향후 얼마나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냐가 정치적 입지 확보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극단의 정치 상황에서 중도층에 호소하는 의제를 발굴해 낸다면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얼마나 많은 현역 의원이 합류하는지와 중도층을 겨냥한 아젠다를 발굴한다면 승산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원욱 의원은 향후 총선 관련 당내 경선이 끝난 후 현역 의원들이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오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민주당은 대부분 경선에 의한 공천을 한다. 경선이 끝나고 거기에서 떨어지는 분들이 일부 합류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들은 이낙연‧이준석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김종민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의 경우 저희가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제안 드리면 동참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외에도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던 분들과 같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얘기 중”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선 “계속 보수정당을 하겠다고 하면 얘기하기 어렵지만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로운 정치를 해보자고 한다면 얘기할 수 있다”고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