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매각 준비 단계, 부채 증가 억제 위함… 임직원 반발 분위기
매각가 약 300억 및 운영자금 50억 수준… 5년째 적자, 사업성 물음표
㈜명성 ‘소형항공사 도전’, 경쟁사 등장… 도서지역 노선 독과점 불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하이에어는 매각 성사를 위해 임직원들에게 무급휴직 및 권고사직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하이에어 ATR 72 기재. / 하이에어, ATIS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하이에어는 매각 성사를 위해 임직원들에게 무급휴직 및 권고사직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하이에어 ATR 72 기재. / 하이에어, ATIS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유일 소형항공사 하이에어가 경영난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가운데 최근 임직원 설명회를 개최하고 ‘무급휴직’ 또는 ‘권고사직’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차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 부담을 줄이기 위함으로 보이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새어나오고 있다.

하이에어는 지난해 9월 1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신청을 하고 같은 달 22일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다. 이후 회생계획안 제출 및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받아 올해 1월 공개경쟁입찰을 진행했으나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은 나타나지 않았다.

1차 매각이 유찰된 하이에어는 오는 3월쯤 2차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2차 매각을 준비 중인 하이에어는 지난 24일과 26일, 27일 임직원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기업회생 진행상황 및 향후 일정에 대해 설명하고, 공익·조세채권 등의 증가억제를 위한 임직원 협조사항에 대해 전달했다.

하이에어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 측은 임직원 설명회에서 직원들에게 무급휴직 또는 권고사직 중에 선택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2차 매각에서 입찰에 응하는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인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수순으로 분석된다.

회사의 결정에 하이에어 직원들은 불만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회사 측은 제3의 선택지로 ‘평균임금 20% 지급 및 휴직’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하이에어의 예상 매각가는 약 300억 정도며, 여기에 인수자가 항공운항증명(AOC) 갱신과 향후 운영 재개를 위해 투입할 자금(운영자금차입)이 약 50억원 정도 필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35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더라도 흑자전환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하이에어는 2019년부터 지난해 운항중지(셧다운) 전까지 단 한 차례도 흑자 실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특히 하이에어는 국내선 제주 노선을 주력으로 운항한 만큼 코로나19의 영향이 다른 항공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럼에도 하이에어의 그간 영업실적은 △2020년 -164억원 △2021년 -102억원 △2022년 -76억원 △2023년 상반기 -50억원 등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순손실 규모도 △2020년 -193억원 △2021년 -112억원 △2022년 -101억원 △2023년 상반기 -58억원 등을 기록했다. 특히 탑승률이 2021년 80%, 2022년 89.6%, 2023년 상반기 89.5% 등으로 준수했음에도 적자를 기록해 흑자 전환이 어렵다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그나마 국내 소형항공사 기준이 ‘항공기 좌석 50석 이하’에서 ‘80석 이하’로 완화된 점과 2026년 울릉공항 및 2028년 흑산도 공항 개항이 호재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경쟁사 등장 가능성에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해져 메리트(가치)가 줄어드는 모습이다. 그간에는 국내 소형항공사가 하이에어 단 한 곳뿐이었으나, 최근 경기도 고양시의 광역버스 운수업체 ㈜명성에서 항공사업에 도전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동아일보 단독보도에 따르면, 명성은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에 국내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했다. 명성에서는 2026년 5월까지 브라질 항공기 제작사 엠브레어(엠브라에르)의 제트엔진 소형항공기 E190-E2를 2대 구매하고, 2027년 들어 1대를 리스 방식으로 추가 도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