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 데이즈’(감독 김덕민), 나문희‧김영옥 주연의 ‘소풍’(감독 김용균), 영화 ‘괴물’ 공동 각본을 쓴 하준원 감독의 데뷔작 ‘데드맨’ .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도그 데이즈’(감독 김덕민), 나문희‧김영옥 주연의 ‘소풍’(감독 김용균), 영화 ‘괴물’ 공동 각본을 쓴 하준원 감독의 데뷔작 ‘데드맨’ .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이번 설 연휴 극장가 저격에 나서는 한국영화는 영화 ‘괴물’ 공동 각본을 쓴 하준원 감독의 데뷔작 ‘데드맨’, JK필름의 신작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 나문희‧김영옥 주연의 ‘소풍’(감독 김용균) 등 3편이다. 예년과 달리 거대 자본이 투입된 대작이 아닌 중소 규모의 영화들로 채워져 주목된다. 반면 외화는 할리우드는 액션 블록버스터 ‘아가일’(감독 매튜 본)이 등판한다. 

4편 모두 오는 7일 동시 출격하는 가운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작품은 ‘데드맨’이다. 개봉을 3일 앞둔 지난 4일 동시기 개봉작 중 예매율 1위에 오른 뒤 현재까지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5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데드맨’ 실시간 예매율은 14.6%로, ‘도그데이즈’(11.7%), ‘소풍’(9.9%), ‘아가일(5.5%)보다 앞서 있다.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가 1,000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 연출작 ‘괴물’ 공동 각본을 쓴 하준원 감독의 데뷔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명의도용과 ‘바지사장’ 세계라는 신선한 소재를 택한 ‘데드맨’은 감각적인 영상미와 조진웅‧김희애‧이수경 등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을 앞세워 관객을 매료한단 각오다. 김희애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 있어서 전혀 지루함 없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데드맨’의 손익분기점은 180만명이다. 

‘도그데이즈’도 신예 김덕민 감독의 첫 연출작이다. 성공한 건축가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부모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해운대’ ‘국제시장’ ‘하모니’ ‘공조’ 시리즈, ‘그것만이 내 세상’ ‘영웅’ 등을 제작한 JK필름의 신작으로 기대를 더한다. 손익분기점은 200만명이다. 

영화는 반려견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이 예기치 못한 인연을 맺게 되며 시작되는 새로운 관계와 변화를 따스하고 유쾌한 시선으로 그려내 웃음과 감동을 예고한다. 특히 국내는 물론, 글로벌 관객까지 사로잡은 배우 윤여정이 오랜만에 국내 영화로 관객을 찾아 기대를 모은다. 특유의 위트와 솔직한 매력으로 또 한 번 관객을 매료할 전망이다. 유해진‧김윤진‧정성화‧김서형‧다니엘 헤니‧이현우‧탕준상 등도 함께한다.

설 극장가 저격에 나서는 조진웅(왼쪽)과 윤여정(오른쪽 위), (오른쪽 아래 왼쪽부터) 김영옥‧나문희‧박근형.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설 극장가 저격에 나서는 조진웅(왼쪽)과 윤여정(오른쪽 위), (오른쪽 아래 왼쪽부터) 김영옥‧나문희‧박근형.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관록의 노배우 나문희‧김영옥과 박근형이 주연으로 나선 ‘소풍’도 설 연휴 극장가에 걸린다. 절친이자 사돈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앞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호평을 얻었다. 3편의 한국 영화 중 가장 규모가 작은 작품으로, 손익분기점은 25만명이다.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단연 나문희‧김영옥‧박근형의 묵직한 열연이다. 노년의 순수한 우정과 희로애락을 깊이 있게 그려내 울림을 안길 예정이다. 여기에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가수 임영웅의 자작곡 ‘모래 알갱이’가 최초 삽입돼 영화가 전하는 감성에 더욱 짙은 여운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외화는 ‘킹스맨’ 시리즈로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매튜 본 감독의 신작 ‘아가일’이 나선다. ‘아가일’은 자신의 스파이 소설이 현실이 되자 전 세계 스파이들의 표적이 된 작가 엘리(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분)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소설의 다음 챕터를 쓰고, 현실 속 레전드 요원 아가일(헨리 카빌 분)을 찾아가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아가일’은 매튜 본 감독이 “스파이 액션 장르를 새롭게 정립할 작품”이라고 자부했을 정도로 신선하면서도 탄탄한 이야기는 물론, 매력적인 캐릭터의 시너지와 스타일리시한 액션, 독창적인 비주얼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앞서 월드투어 첫 장소로 한국을 택하며 주연배우 헨리 카빌‧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샘 록웰이 내한해 관객과 직접 소통하기도 했다. 

명절 연휴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국내 배급사들은 거대 자본이 투입된 대작들을 내세우며 대목을 겨냥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관람 문화가 달라지고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명절 특수’도 옛말이 됐다. 바로 지난해 추석 연휴에도 한국영화 3편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1947 보스톤’ ‘거미집’이 동시 개봉했지만 흥행에 성공하진 못했다. 실속을 택한 한국 영화가 이번에는 웃을 수 있을지, 가장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을 주인공은 누가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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