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로 최종 선정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은 다음달 21일 정기주주총회를 마지막 절차로 남겨두고 있다. / 뉴시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로 최종 선정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은 다음달 21일 정기주주총회를 마지막 절차로 남겨두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포스코그룹은 약 40여일에 걸친 절차 끝에 지난 8일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했다. 이제 정식 취임까지 남은 기간은 한 달여다. 다음달 21일 열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절차를 거치게 된다. 장인화 전 사장이 무사히 포스코 수장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예사롭지 않은 시민단체·노조 반응… 국민연금도 주목

포스코그룹의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12월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내부 및 외부 출신 후보자들을 접수해 점차 압축해나갔으며, 최종 후보군으로 6명을 선정한 뒤 심층 면접을 실시했다. 그 결과 설 명절 직전인 지난 8일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이 최종 회장 후보로 선정됐다.

이제 장인화 전 사장에게 남은 시간은 약 한 달여다. 다음달 21일로 예정된 정기주총을 통해 마지막 절차를 밟는다. 관건은 적정성 등을 둘러싼 잡음과 반발 없이 무사히 정기주총 의결을 통과하느냐다. 포스코그룹을 둘러싼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반응과 여론이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미 잡음이 일고 있다. 포항지역 시민단체인 ‘포스코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 측은 지난 19일 장인화 전 사장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2020년 4월 1조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결의에 앞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등과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 2019년 중국에서 개최된 ‘호화 이사회’에 참여한 업무상 배임 혐의, 2017년 11월 지진피해 복구와 2018년 4월 지역주민 삶 향상을 위해 포항시장과 맺은 양해각서(MOU)를 이행하지 않은 업무방해 혐의 등이다.

뿐만 아니라 범대위는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고발했다. 국민연금은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인데, 수사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후보자의 회장 취임을 방관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범대위는 앞서도 해당 사안 등과 관련해 포스코그룹 고위 경영진을 수차례 고발해왔다. 또한 차기 회장 후보 선정 절차를 진행해온 후추위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해체를 촉구한 바 있다. 정기주총까지 남은 기간 동안 장인화 전 사장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꾸준히 높여갈 전망이며, 정기주총 현장에서도 반대의 뜻을 표출하는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포스코그룹 내부의 반응은 조심스럽다. 회장 후보 선정 과정 막바지에 “포스코그룹 회장은 조합원들에게 신뢰받는 자가 선정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는 포스코노조는 장인화 전 사장이 최종 후보로 낙점된 지 일주일여 뒤인 지난 16일 입장을 내놓았다. 

노조는 장인화 전 사장에게 ‘조건 없는 만남’을 제안하면서 “이전 회장이 보여준 불통의 모습으로 그룹을 이끌 것인지, 노조를 인정해 노사가 함께 그룹의 위기를 헤쳐나갈 것인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후보와의 대화를 통해 후추위에서 평가한 리더십과 함께 철강업을 존중하며 노조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오는 23일을 기한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노조 요구를 수용할지 여부와, 대화 결과 역시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홀딩스 지분 6.71% 보유 중인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언론을 통해 ‘19일 입장 발표설’이 제기되자 이를 반박하며 입장 발표 계획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후추위가 차기 회장 후보 선정 절차에 돌입한 초기,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정성과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우려의 뜻을 내비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정부 차원의 ‘입김’이라는 지적과 최정우 회장의 3연임 도전 및 내부 출신 후보들을 겨냥한 평가 등이 나온 것이다. 이에 후추위는 별도 입장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재차 강조했으며 결과적으로 최정우 회장이 일찌감치 후보군에서 제외되기고 했다.

이에 따라 정기주총 전까지 국민연금의 직간접적인 입장 표명이 나오게 될지, 정기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어떤 표를 던지게 될지 등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 역시 중대 변수로 빼놓을 수 없다. 장인화 전 사장은 회장 후보 선정 과정에서 뿐 아니라 앞서도 고발된 상태였다. 만약 남은 한 달여 사이에 수사 관련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 상당한 논란에 휩싸이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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