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인 파두가 자본시장 신뢰 회복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 파두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인 파두가 힘겨운 발걸음을 떼고 있다. 파두는 지난해 3분기 어닝쇼크 실적 발표 후 ‘뻥튀기 상장’ 논란에 휩싸여 파문을 일으켰던 곳이다.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반전 분위기는 만들어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 상장 후 ‘실적 쇼크’로 주가 하락

7일 코스닥 시장에서 파두는 전 거래일 대비 2.89% 하락한 2만150원에 장을 마쳤다. 신년 초까지 회복세를 보이던 주가는 최근 두 달간 약세를 보이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주가는 1월 8일 장중 고점(2만7,750원) 대비 27.39% 하락한 수준이다. 

파두는 기술특례상장으로 지난해 8월 7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종목이다. 상장 추진 당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주목을 받았던 파두는 공모가 3만1,000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초반기인 지난해 9월 12일 기준 장중 한때 4만7,000원대까지 오르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주가는 서서히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지난해 11월 9일을 기점으로 크게 휘청였다. 이는 전날 최악의 ‘어닝쇼크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파두의 작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8% 급감한 3억원에 그쳤다.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180억원에 불과했다.

파두는 상장 전 2023년 예상 매출액을 1,200억원으로 제시했던 바 있다. 그러나 상장 전인 2분기부터 실적 악화가 나타났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뻥튀기 상장 논란’을 불거졌다. 파두의 지난해 2분기 매출액은 5,900만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시장에선 실적 악화를 인지했음에도 기업 가치를 부풀려 무리한 상장을 추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파두 측은 “시장 변화와 실적 악화는 상장을 진행했던 시점까지 예측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갑작스런 고객의 발주 중단 등에 대해서 예상이 힘든 상황이었고, 그 과정에서 그 어떤 부정적인 의도나 계획 등이 없었다”고 해명에 나섰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았다. 파두의 주가는 실적 쇼크로 11월 14일 장중 한때 1만6,250원 선까지 추락했다. 

파두 측이 잇단 해명에도 파장은 지속됐다. 금융당국이 상장 의혹에 대한 조사에 나선 가운데 주주들까지 집단소송을 예고하면서 논란이 가열된 바 있다.

‘파두 사태’는 한 상장사의 이슈로만 끝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파두 사태’를 계기로 기업공개(IPO) 증권 심사 시 까다롭게 살피고 있으며, 기술특례 상장기업에 대한 시장의 시선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 ‘뻥튀기 상장 논란’으로 신뢰 흠집… 주주 신뢰 회복 안갯속

현재 파두는 시장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갈 길이 먼 모습이다. 최근 공시에 따르면 파두는 지난해 매출 225억원, 영업손실 568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60.1%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551억원을 기록했다. 

파두 측은 “NAND(낸드) 업황 악화와 주요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고객사 수요 하락으로 매출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인력 증가 및 신제품 개발비용 증가로 판관비가 상승하며,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다”고 전했다. 

파두 측은 지난달 7일 홈페지에 올린 주주서한을 통해 “지난해 글로벌 NAND 및 기업용 SSD 시장이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침체에 부딪치며 당초 예상을 벗어나는 부진한 실적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NAND 반도체와 기업용 SSD 시장이 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으나,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기존 고객사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매출이 재개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파두는 작년 4분기 매출액 44억원, 영업손실 22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분기(3억원) 대비로는 증가세를 보였지만 2022년 4분기(238억원) 대비로는 81.5% 감소한 규모다. 

파두는 올해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두는 “올해는 장기간 공동개발을 이어왔던 글로벌 대형 고객사가 새로운 매출처로 확보돼 성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주지역 외에도 또 다른 대형 시장인 중국, 인도에서 새로운 고객사들이 확보되면서 매출이 본격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두는 올해 글로벌 업황의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주 신뢰 회복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대표이사 2인은 실적이 정상화될 때까지 무보수 경영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파두의 주가는 아직까지 큰 반등 흐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얼어붙은 투심을 회복시키기 위해선 시장 신뢰 회복과 업황 개선, 실적 개선이 담보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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