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에서 탈락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쟁자였던 조수진 변호사에게 "당선돼서 좋은 정치를 해달라"며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은 박 의원이 지난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강북을 전략 경선'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경선에서 탈락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쟁자였던 조수진 변호사에게 "당선돼서 좋은 정치를 해달라"며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은 박 의원이 지난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강북을 전략 경선'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강북구을 후보로 조수진 변호사가 결정된 가운데, 경쟁자였던 박용진 의원은 조 변호사에게 “당선돼서 ‘좋은 정치’를 해달라”고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다. 또한 박 의원은 “지난 한 달 동안 나 몰래 ‘트루먼 쇼’를 찍고 있는 중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박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월 19일 농담 혹은 거짓말 같은 ‘하위 10%’ 통보를 받고, 1차 투표 결과를 알려주지 않고, 사상 초유의 권리당원 75%의 투표율을 들었을 때 황당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당심‧민심 모두 과반득표자임에도 공천 승계에서 왜 강북을은 예외여야 하는지, 세 번째 경선에는 왜 전국의 당원들이 강북을 투표에 참여해야 하는지, 왜 여전히 박용진은 30% 감산도 모자라 55% 차이를 안고 뛰어야 하는지, 전국적인 투표 지연 사태에도 불구하고 왜 당은 아무 문제도 없는 것처럼 문제 제기를 묵살하는지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고 납득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박 의원은 “그래서 혹시 영화의 시나리오처럼 모두가 나를 상대로 몰래카메라를 찍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며 “그러나 영화 같은 반전이 없는 결과를 받았다. 패배가 뻔한 경선과 결론이 정해진 경선임을 알고 받아들였기에 새삼 다른 감정은 들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대한민국 정치사에, 민주당의 앞날에 다시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길 기대한다”며  “저의 지난 한 달 동안 몸부림의 흔적이 우리 정치사에 다시는 없어야 할 일들에 대한 경계석이 되길 바라고, 우리 정치와 민주당이 더 민주적이고 합리적이기 위해서 이번 과정이 중요한 시금석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 변호사를 향해선 당부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강북구 주민들을 정말로 사랑해달라”며 “우리 국민을 위해 당선되셔서 ‘좋은 정치’ 해달라. 여전히 할 일 많은 대한민국에서 의미 있는 국회의원이 돼 주길 응원한다”고 언급했다.

또 박 의원은 “민주당의 총선승리를 위해 함께 나가자”며 “윤석열 정부 심판을 위해 힘을 모으자. 분열과 갈등은 저를 마지막으로 정리하고 승리를 향한 에너지를 한데 모으자”고 했다. 그는 “저부터 작은 역할이라도 찾아 나서고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북을은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 취소로 전략 경선지역구로 지정됐고, 이 지역의 현역인 박 의원과 조 변호사가 경선을 치렀다. 이번 경선은 권리당원 70%와 강북을 지역 권리당원 30% 온라인 투표 합산 방식으로 진행됐다. 여기서 여성 신인 가점 25%를 받은 조 변호사가 득표수 감산 30%의 핸디캡을 안고 경선에 참여한 박 의원을 누르고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이러한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이례적으로 강북을 경선 득표율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그는 같은 날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언론인 여러분, 강북을 선거 결과가 궁금하지 않은가”라며 득표율을 공개했다.

그는 “강북을 선거 결과는 제가 차를 타고 오면서 보고 받았다. 가산‧감산 없이 해당 지역 권리당원들은 53% 정도 투표를 했는데, 조 후보가 훨씬 많이 이겼다고 한다”며 “강북을 권리당원 투표는 조 후보가 53.75%, 박 후보가 46.25%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전국 권리당원은 박 후보가 23.15%, 조 후보가 76.85%이다. 그래서 다 감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7:3으로 반영하면 박 후보 30.08%, 조 후보 69.93%였다고 한다”며 “그리고 다 감산을 반영하면 19.4% 대 80.6%였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해당 지역 권리당원과 전국의 권리당원들이 투표한 결과, 가‧감산 없이 압도적인 차이로 후보가 결정됐으니 이제 이 얘기는 여기서 끝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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