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을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석이된 상황에서 이곳의 현역이자 경선에서 탈락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공천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은 박 의원이 지난달 22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공천관리위원회의 의정평가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서울 강북구을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석이된 상황에서 이곳의 현역이자 경선에서 탈락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공천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은 박 의원이 지난달 22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공천관리위원회의 의정평가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서울 강북구을의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정봉주 전 의원이 ‘목발 경품’ 막말과 ‘거짓 사과’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됐다. 이에 따라 강북을의 민주당 후보 자리는 공석이 됐다. 민주당이 다시 공천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지역의 현역이자 정 전 의원에게 밀려 경선에서 패한 박용진 의원이 다시 공천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 전략구 지정에 박용진 ‘반발’

박성준 대변인은 전날(14일) 밤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 전 의원의 공천 취소 사실을 알렸다. 그는 “이재명 대표는 경선을 1위로 통과한 강북을 정 후보가 목함지뢰 피해 용사에 대한 거짓 사과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바 당헌‧당규에 따라 해당 선거구의 민주당 후보 재 추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강북을은 공천 작업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상항에서 이 지역을 전략지역구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당 지도부와 박 의원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경선이 끝난 후 공천이 취소됐기 때문에 전략지역이 돼야한다는 게 지도부의 생각이다.

박 대변인은 1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경선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하면 박 의원도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경선 자체가 절차적 과정에 문제가 없고 결론이 난 거 아니겠는가”라며 “그 이후에 정 후보의 발언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것은 재추천 의결로 가는 거고, 그렇다고 하면 해석의 여지가 없이 전략공천으로 간다고 보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의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규백 의원도 원칙은 제3의 인물이라고 했다. 그는 전날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낙선한 후보를 제3의 대안으로 내냐, 혹은 새로운 인물을 전략공천 하느냐에 대한 문제는 여러 가지 판단적 요소와 근거가 있어야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박 의원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발했다. 아직 경선에 대한 재심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경선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재심절차도 경선 절차의 일부”라며 “따라서 강북을 경선 절차는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정 전 의원의 막말은 경선 이후에 벌어진 일이 아닌 만큼 후보자 선정과 경선 절차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했다. 또 “최고위원회의 정식 인준절차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역시 정 후보는 공천 확정자가 아닌 것”이라며 “따라서 경선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는 것과 절차가 끝났다는 것 또한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 당내선 박용진에 ‘힘 싣기’

이처럼 당 지도부와 박 의원 간의 갑론을박이 있는 상황에서 박 의원에게 힘을 싣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경선에서 패한 차순위자인 만큼 박 의원이 공천을 받아야 한다거나 강북을이 전략지로 지정되더라도 박 의원도 전략 공천 후보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광역시 부시장을 지낸 김광진 전 의원은 박 의원이 공천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을 했고 1위를 했던 사람이 문제가 생겨서 후보자격을 상실했다면 2위를 한사람이 후보가 되는 게 상식아닐까”라며 “그 자리에, 그 지역에 고민 한번 해보지 않은 측근을 꽂아 넣기 하려고 한다면 그게 국민의 눈높이에서 동의될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주 상식적인 일이 이렇게 어렵다는 게 참 의아하다”며 “박용진이 무슨 대역죄인인가”라고 적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페이스북에 “잘못이 있다고 국민이 지적하면 고쳐야 민주당이다. 감동의 정치가 필요한 지금”이라며 “국민과 당원이 억 소리나게, ‘역시 민주당은 달라, 이재명정치 바로 저거야’라고 하도록 결단을 내려야 국민이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순간 국민과 당원을 감동시킬 이재명 정치 묘미를 기다린다”며 “감동을 느끼면 민주당 공천은 확실한 개혁공천”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원장이 박 의원을 직접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박 의원의 공천 상황을 염두에 둔 글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강북을이 전략지로 지정되더라도 박 의원을 포함해서 다양한 사람을 염두에 두고 판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강북을이) 전략적으로 재지정되면 전략공관위에서 후보자들 간의 심사를 거쳐서 최종적으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 경우에는 차점자로 탈락한 박 의원을 포함해 다양한 사람들을 놓고 판단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무조건 박 의원에게 공천을 주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어쨌든 경쟁에서 떨어진 사람한테 무조건 자동으로 (공천을) 주는가에 대해선 어려운 것”이라며 “박 의원을 배제할 이유도 없고 박 의원에게 무조건적인 우선순위가 있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도 강북을이 전략지로 지정되더라도 박 의원을 고려 대상에서 제외하면 안 된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바로 박 의원에게 공천을 주면 잡음이 생길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후보자) 공모를 받아서 박 의원과 함께 전략적으로 판단을 해야 하다”고 말했다.

한편 강북을의 공천 관련 문제는 이르면 이날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한병도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후보로 (공천)할 수밖에 없다”며 “전략공관위를 거칠지 지도부에서 (판단) 할지 결정 안 됐다. 이날 중으로 빨리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박 의원 측에 따르면 재심위원회도 이날 밤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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