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남 “가족 간 진흙탕 싸움 송구… 해임 사유 ‘회사 명예실추’ 지적, 적반하장”

임종윤·종훈 사장은 송 회장의 독단적인 OCI그룹과 통합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비치면서 통합을 저지하기 위해 우호 지분 확보에 힘쓰고 있다. / 임종윤 사장 측
임종윤·종훈 사장은 송 회장의 독단적인 OCI그룹과 통합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비치면서 통합을 저지하기 위해 우호 지분 확보에 힘쓰고 있다. / 임종윤 사장 측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한미약품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가 지난 25일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대표직 해임과 관련해 “사적인 감정을 경영에 반영시킨 부당한 경영행위”라고 비난했다.

지난 25일 한미약품그룹은 장·차남에 대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중요 결의 사항에 대해 분쟁을 초래하고 회사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야기했으며, 회사의 명예나 신용을 손상시키는 행위를 지속했다”고 설명하면서 두 사장을 해임했다.

이에 26일 임종윤·종훈 형제는 사장직 해임 건에 대해 “가족 간의 불화가 이런 식으로 표출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하다”며 “오는 28일 주주총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저희를 사장직에서 해임한 것은 사적인 감정을 경영에 반영시킨 것으로 매우 부당한 경영행위”라고 말했다.

또 “해임의 사유가 회사 명예 실추라고 하는데, 완전 적반하장”이라며 “오히려 현 경영진은 선대회장님이 일궈 놓으신 100년 가업 기업을 다른 기업의 밑에 종속시키는 것이 회사 명예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명백히 설명하고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회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누구와라도 손을 잡는 것이 아니라, 모든 주주와 임직원을 위해 회사를 올바를 방향으로 끌어 나갈 적임자가 누구인지를 판단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우리는 진정으로 한미약품 그룹과 전체 주주들에게 도움이 되고, 선대 회장님의 유지를 받들어 한미약품을 글로벌 파마로 성장시키며, 한미약품그룹의 DNA를 잃지 않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까지 발표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결정에 대해서는 자문사들과 접촉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었거나 거의 불가했다는 점을 피력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중립 또는 장·차남의 의견에 동의해준 의결권 자문사가 있다는 점에 대해 “현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이종 결합이 주주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없다는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반면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두 아들에 대해 비판 메시지를 전하면서 딸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을 공식 후계자로 선포했다.

송 회장은 “해외자본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했지만, 결국 두 아들의 선택은 해외 자본에 아버지가 남겨준 소중한 지분을 일정 기간이 보장된 경영권과 맞바꾸는 것이 될 것”이라며 “두 아들의 선택(해외 펀드에 지분 매각)에는 아마 일부 대주주 지분도 약속돼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1조원 운운하는 투자처의 출처를 당장 밝히고 아버지의 뜻인 ‘한미가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기업으로 영속할 수 있는 길’을 찾으라”고 말했다.

이어 송 회장은 “‘송영숙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떠난다’고 했던 임성기의 이름으로, 나는 오늘 임주현을 한미그룹의 적통이자 임성기의 뜻을 이을 승계자로 지목한다”고 선언했다.

한편, 임종윤·종훈 형제가 수원지방법원에 접수한 ‘한미사이언스의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은 26일 오전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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