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을 연고로하는 계룡건설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이승찬 사장(왼쪽)과 시평 18위의 중견사 한신공영의 최문규 부사장. <시사위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중견건설사들의 오너 2세들이 연달아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들 2세 기업인들이 70년대 생이라는 사실에 주목해 ‘40대 기수론’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20대 무렵부터 창업주인 부친 아래서 착실히 경영 수업을 받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의 100년 미래를 짊어질 주인공들을 만나보자.

◇ 계룡, 42세 이승찬 사장 ‘흑자전환’… 첫 시험대 통과

중견건설사 가운데 최근 완전한 2세 시대를 연 곳은 계룡건설이다. 지난달 창업주인 고 이인구 명예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경영권은 자연스레 이승찬 사장으로 넘어가게 됐다. 1976년생인 이 사장은 부친인 이 회장의 1남 8녀 가운데 유일한 아들이다.

이 사장은 27세이던 지난 2002년 이사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다. 입사 2년 만에 상무로 승진한 데 이어 2007년에는 전무 직위를 달고 관리본부장을 역임했다. 이로부터 3년 뒤 총괄부사장 자리에 오른 이 사장은 입사 12년째인 2014년에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라 한승구 전 부회장과 각자대표를 맡았다.

2016년부터 단독 대표에 올라선 이 사장은 지난달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고 이인구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연간 2조 매출을 달성하는 기업을 홀로 이끌어야하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됐다.

홀로선 이승찬 사장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긍정적인 편이다. 경영능력을 검증받은 준비된 기업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회사 실적이 이 같은 평가를 뒷받침한다. 2013년(영업손실 500억)과 2014년(영업손실 1,036억)에 각각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계룡건설은 이 사장이 대표가 된 이듬해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5년 매출액 1조5,221억원과 영업익 361억원을 내면서 16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한 계룡건설은 지난해 매출 1조9,585억원, 영업익 776억원, 당기순이익 186억원을 달성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호실적을 거뒀다. 올해 1분기에도 155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하면서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회사 지분은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 않고 있다. 2대 주주인 이승찬 사장이 보유하던 지분 14.21%에 아직 변동이 생기지는 않았다. 계룡건설 관계자 “회장님이 보유하신 지분 16.71%에 대한 정리는 내부적으로 확정되는 대로 공시를 통해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 47세 최문규 한신공영 부사장… 인지도‧이미지 개선 시급

시공능력평가 18위의 한신공영도 40대의 젊은 경영인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 4월, 1971년생인 최문규 총괄부사장이 회사 각자 대표로 올라섰다. 최용선 회장의 장남인 최 부사장은 앞으로 태기전 사장과 함께 한신공영의 매출 2조 시대를 여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전망이다.

수익성 증대와 함께 최 부사장이 서둘러 해결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는 기업 이미지와 인지도 개선이다. 한신공영은 중견사 가운데서 시평 최상위권에 머물러 있음에도 대중적 인지도는 이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파트 브래드 ‘더휴’ 역시 주택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800억원대 혈세를 낭비한 인천 월미은하레일의 시공사로 이름이 알려진 점도 한신공영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최 부사장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승진한 서희건설의 이성희 전무(42)도 업계에서 주목하는 2세 경영인이다. 이봉관 회장의 차녀인 그는 두 살 터울의 언니 이은희 부사장과 함께 후계구도의 중심에 서있다. 다만 앞서의 경우와 다른 점이라면,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대표가 아닌 경영진의 일부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이 부사장과 이 전무 두 자매는 서희건설의 최대주주인 유성티엔에스의 지분을 각각 5.21%와 4.22%씩 갖고 있다. 의결권이 있는 주식 가운데 이봉관 회장(10.40%) 다음으로 많은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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