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서가 영화 ‘버닝’으로 스크린 신고식을 앞두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전종서를 본 순간 ‘이 사람은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배우다’라고 생각했다.” (이창동 감독)

연기 경험이 전무하다. 알려진 정보도 거의 없다. 얼굴도, 이름도 생소하기만 한 신인 배우 전종서가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 여주인공을 맡았다. 그리고 데뷔작으로 프랑스 칸 무대까지 밟게 된 그녀다.

영화 ‘버닝’은 이창동 감독이 2010년 ‘시’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유아인 분)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 분)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 분)을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이창동 감독은 1997년 첫 연출작 ‘초록물고기’로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감독상, 작품상, 각본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오아시스’, ‘박하사탕’, ‘밀양’, ‘시’ 등 선보이는 영화마다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버닝’도 마찬가지다.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며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로써 이창동 감독은 지금까지 연출한 여섯 작품 중 총 다섯 작품으로 칸 무대를 밟게 됐다.

전종서가 ‘버닝’에서 미스터리한 매력의 해미로 분한다. < CGV아트하우스 제공 >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명장’ 이창동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연기 경력이 거의 전무한 신인 배우 전종서를 여주인공으로 발탁해 화제를 모았다. 전종서는 ‘버닝’을 통해 처음으로 관객과 만난다.

극중 전종서는 종수의 어릴 적 고향 친구이자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 자유로운 매력을 지닌 해미로 분한다. 해미는 믿으면 실재한다고 생각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고양이를 종수에게 맡기고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난 뒤 여행에서 만난 벤과 함께 돌아오는 인물이다.

1994년생 전종서는 작품을 통한 연기 경험은 물론, 배우 지망생들이 흔히 접하는 광고나 화보 촬영 등의 경험도 전혀 없다.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지난해 휴학 중 참가한 ‘버닝’ 오디션에서 이창동 감독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당당히 해미 역을 꿰찼다. ‘버닝’ 오디션에서 전종서는 2007년 방송된 MBC 드라마 ‘케세라세라’ 속 정유미가 분한 한은수 역을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종서가 ‘버닝’에서 미스터리한 매력의 해미로 분한다. < CGV아트하우스 제공 >

이창동 감독은 전종서를 보자마자 확신을 갖게 됐다. 그는 앞서 진행된 ‘버닝’ 기자간담회에서 “해미를 찾자는 심정으로 오디션을 보고 배우들을 찾아다녔는데 전종서를 본 순간 ‘이 사람은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배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종서를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이 감독은 “용모나 감성, 내면에 있어서 해미라는 인물이 그러하듯 속을 알 수 없는 모습이 보였고 그런 점에서 이 사람밖에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누구라도 전종서를 처음 만나면 신비한 매력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요즘 웬만하면 10대부터 화보 촬영이나 광고도 나오는데 도대체 뭐하고 지금까지 경험이 없는 채로, 원석 그 자체로 있다가 나타났을까 할 정도로 굉장히 뛰어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친구”라고 극찬했다.

관객들의 관심도 뜨겁다. 이창동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외모에서 풍기는 신비롭고 묘한 매력이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또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해미의 당돌함과 순수함을 오가는 매력을 완벽히 표현해냈다는 전언이다.

전종서는 오는 15일 칸 국제영화제 참석을 위해 프랑스로 출국한다. 베일에 싸인 ‘낯선 배우’ 전종서가 강렬한 스크린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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