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21일 드디어 열흘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이영실 기자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21일 드디어 열흘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이영실 기자

시사위크|부산=이영실 기자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21일 드디어 열흘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개최 자체가 불투명했던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오롯이 영화 상영에만 집중해 관객과 만난다. 

당초 10월 7일부터 10월 16일까지 열기로 했던 기존 개최 기간을 2주 늦춰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안전한 운영을 위해 축소된 형태로 진행된다. 관객이 몰릴 수 있는 야외 행사는 모두 취소됐다. 개·폐막식은 물론, 야외무대인사와 오픈토크 등은 열리지 않는다. 해외 영화 관계자 초청도 진행하지 않고, 리셉션 및 파티도 진행되지 않는다. 아시안 콘텐츠&필름마켓, 아시아프로젝트 마켓, 포럼 비프 등은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대신 영화 상영에 집중한다. 영화의전당 5개 스크린에서만 선정작 상영이 이뤄지며, 철저한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상영관당 전체 인원의 25% 관객만 수용한다. 영화 한 편당 단 1회의 상영만 진행되고, 일부 작품은 GV(게스트와의 만남)가 열린다. 한국 작품은 오프라인으로, 해외 작품은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는 68개국의 192편 작품이 선정돼 관객과 만난다. 지난해까지 300여 편을 소개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숫자지만, 작품의 질적 가치는 어느 해보다 높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오프라인 개최를 고수한 이유이기도 하다.

개막작은 홍금보·허안화·담가명·원화평·조니 토·임영동·서극 등 홍콩 거장 7명의 옴니버스 영화 ‘칠중주: 홍콩 이야기’다. 폐막작은 이누도 잇신 감독의 동명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한 타무라 코타로 감독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다.

전 세계 거장들의 작품도 다수 소개된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트루 마더스’(칸영화제 선정작) △차이밍량 감독의 ‘데이즈’(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스파이의 아내’(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마지드 마지디 감독의 ‘태양의 아이들’ 등 다양한 아시아 거장들의 영화들이 관객과 만난다.

△크리스티안 펫졸트 감독의 ‘운디네’(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 △필립 가렐 감독의 ‘눈물의 소금’(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켈리 라이카트 감독의 ‘퍼스트 카우’ △아모스 키타이 감독의 ‘파이파의 밤’(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 감독의 ‘친애하는 동지들’ △미셸 프랑코 감독의 ‘뉴 오더’ 등 이름만으로도 영화 팬들의 설레게 하는 거장들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공식 포스터.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공식 포스터.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코로나19 여파로 정상 개최되지 못한 많은 영화제 초청작들도 만나볼 수 있다. 칸 국제영화제의 선정작 56편 중 23편이 상영돼 기대를 모으고, 베를린영화제,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된 화제작들도 만나볼 수 있다.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은 ‘미나리’다. 한국계 감독인 리 아이작 정이 연출하고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등이 출연한 작품이다. ‘너를 데리고 갈게’ 역시 선댄스영화제에서 넥스트 이노베이터상을 받은 작품이다.

로테르담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라 포르탈레사’와 ‘너를 정리하는 법’,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한 ‘사탄은 없다’와 엔카운터 부문 작품상을 받은 ‘일과 나날(시오타니 계곡의 시오지리 다요코의)’도 놓칠 수 없는 화제작이다.

베니스영화제 개막작 ‘끈’은 오픈 시네마로 초청됐고, ‘수업시대’ ‘태양의 아이들’ ‘쿠오바디스, 아이다’ ‘우리 아버지’ ‘내일은 세상’ ‘마깔루조 다섯 자매’ ‘포식자들’ 등 황금사자상을 놓고 경쟁한 작품들도 대거 선보인다.

다큐멘터리도 주목할 수작이 많다.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반트럼프 투쟁’과 ‘화가와 도둑’, 로테르담영화제 밝은 미래상 부문에서 특별언급된 ‘소총과 가방’, 베를린영화제 다큐멘터리 대상을 수상한 ‘피폭의 연대’, 칸영화제 아시드 칸 부문 선정작 ‘나의 몸’,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야상곡’ 등이 관객과 만난다.

올해 전 세계 영화 산업은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았다. 세계 유수의 영화제들이 취소됐고, 대부분의 영화 제작 현장이 일시 중지되기도 했다. 이미 완성된 작품들의 극장 상영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를 뚫고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에 전 세계 영화인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칸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는 “스물다섯, 아직 청춘인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적으로 축복받은 땅이자 영화의 나리인 한국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봉준호 감독도 “올해도 변함없이 관객과 만나게 된 부산국제영화제가 더욱 소중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한 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올해로 25번째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30일까지 10일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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