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에 대한 예비입찰이 진행되며 본격적인 인수전이 시작됐다. /뉴시스
배달앱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에 대한 예비입찰이 진행되며 본격적인 인수전이 시작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배달앱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요기요 인수전’이 본격 막을 올렸다. 매각이 결정된 시점에 비하면 열기가 다소 식은 측면이 없지 않지만, 신세계·야놀자 등 굵직한 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지며 주목을 끌고 있다. 복잡한 셈법 속에 ‘몸값’을 향한 시각이 엇갈리며 물음표 또한 커지는 모습이다.

◇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예비입찰… 신세계·야놀자 ‘참전’

관련 업계는 물론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요기요 인수전’이 마침내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지난 4일,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 중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에 대한 예비입찰이 진행된 것이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앞서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인수에 나서면서 졸지에 매물로 나오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우아한형제들 인수 조건으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매각을 제시한데 따른 것이었다. 공정위는 배달앱 업계 1·2위이자 합산 점유율이 압도적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한 울타리에 놓일 경우 심각한 독과점 문제가 발생한다고 판단했다.

배달앱 시장이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매물로 나온 ‘업계 2위’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향한 관심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누가 새 주인이 될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등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가 쏟아졌고, 거론되는 ‘몸값’ 전망치가 최대 2조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열기는 이내 잠잠해졌고, 적극적으로 인수를 선언하는 기업도 등장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진행된 예비입찰엔 7~8개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이, 어떤 형태로 참여했는지는 공개 및 확인되지 않았으나 신세계그룹과 숙박앱 운영업체 야놀자, 그리고 사모펀드들이 뛰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유력 인수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됐던 롯데그룹은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 1조~2조… 요기요 적정 몸값은?

이처럼 ‘요기요 인수전’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몸값을 둘러싼 눈치싸움도 본격화되고 있다. 복잡한 셈법과 분석 및 전망이 뒤섞여 다양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거론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몸값은 1조~2조원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몸값에 대한 평가 차이가 큰데, 이는 요기요가 놓인 상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측면은 배달앱 시장 전반의 성장세와 요기요의 입지다. 배달앱 시장은 최근 수년간 눈부신 성장세를 이어왔으며,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음식 배달을 넘어 다양한 생필품 및 식자재 배달로 영역이 확대되는 등 확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이러한 배달앱 시장에서 요기요는 업계 2위의 입지를 구축해놓고 있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과 점유율 차이가 있긴 하지만, 다른 후발주자들에 비하면 입지가 탄탄하다. 그동안 축적해온 노하우와 인프라, 충성고객 및 여러 사업파트너도 중요한 가치로 볼 수 있다.

반면, 지나친 거품을 경계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먼저, 배달앱 시장이 여전히 많은 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에 못지않게 악재성 변수도 많다는 지적이다. 악재성 변수로는 후발주자들이 대거 가세하며 출혈경쟁 양상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 수수료 등 입점업소와의 상생문제 및 배달기사 처우문제 등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상황 등이 꼽힌다. 

즉, 요기요가 현재의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고 인수 후 추가 투자 및 비용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점을 몸값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것은 분명하다. 동시에 시장의 역사가 짧고 변화 및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만큼 향후 어떤 변수가 등장할지 예측이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매각이 반드시 성사돼야 하고, 기한 또한 촉박한 점도 몸값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요소로 꼽히고 있다. 실제 공정위가 내건 조건을 지키기 위해선 오는 8월초까지 매각이 완료돼야 하는 상황이며, 이는 매각하는 쪽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매각대금엔 기업이 지닌 가치 못지않게 매각이 이뤄지는 전후 사정도 중요하게 반영된다”며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매물로 나온 이유나 매각 기한 등은 금액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인수 경쟁구도도 간과할 수 없다. 결국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경쟁자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 위한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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