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일인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방이2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1m 거리두기를 하고 서 있다. /뉴시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일인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방이2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1m 거리두기를 하고 서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일부 보수 유튜버를 중심으로 4·15 총선 사전투표 조작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부 미래통합당 인사들이 동조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논란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다만 해당 조작설에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당 차원의 공론화 단계까지 이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일 보수 정치권에는 부정선거 음모론 관련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일부 보수 유튜버들은 일부 지역구 사전투표(관외·관내)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후보 간 득표율이 거의 비슷한 수치로 드러났다며 이같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세의 전 MBC 기자와 강용석 변호사 등이 공동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 18일 라이브 방송에서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통합당의 이번 총선 참패가 사전투표 조작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해당 유튜버의 의혹 제기를 받아든 통합당 인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기 부천병에서 낙선한 차명진 전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저도 처음엔 (부정선거 의혹을) 안 믿었지만, 가로세로연구소의 이 얘기를 한번 들어보라”며 “최소 12곳에서 사전선거 결과가 이상하다”며 관련 유튜브 영상을 페이스북에 링크했다.

차 전 의원은 “A후보와 B후보의 관내/관외득표 비율이 똑같다고 한다”며 “지금 그런 경우가 전국에서 12곳이나 발생했다고 한다. 최소 이곳들 만이라도 사전투표함을 재검해봐야 한다.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뭐하고 있나”라고 날을 세웠다.

인천 연수을에서 낙선한 민경욱 의원도 페이스북에 “믿더라도 꼭 검증하라”는 글을 남겼다.

대전 유성을에서 낙선한 김소연 변호사 역시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선거부정 의혹을 세월호처럼 금기어로 만들고 프레임 씌울 시도일랑 애초에 그만두라”며 “적어도 몇가지 국민적 의혹과, 개인 제보를 받고 있는 별개 사건에 대해서는 끝까지 밝혀낼 생각”이라고 적었다.

이와 관련, 김 변호사가 몸담고 있는 통합당 대전시당은 전날(19일) 4·15 국회의원 선거 실태 조사단을 구성해 관련 의혹을 정면 대응하기로 했다.

보수 유튜버를 중심으로 촉발된 부정선거 음모론이 연일 거세지면서 당을 뒤덮을 지경에 이르자 제동을 걸고 나선 인사도 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전국단위 사전투표 부정선거면 선관위원장을 매달고 민란을 일으켜야 될 사안”이라며 “격에 맞게 데이터를 제시하라. 지역구 하나 샘플 튀는 거 갖고 이야기하지 말고 뭘 어떻게 조작했다는 건지 설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사전투표 조작설을 주장하는 사람 중 천안함 재단에 일정액을 기부한 사람을 대상으로 관련 토론회를 준비 중이다.

그는 이날도 페이스북에 “폐허 속에 다시 세워질 보수의 가치는 공정하고 상식적이며 공익적이어야 한다”며 “선거에 진 사람이 가져야 할 아쉬움이 있다면 내가 잠을 1분 더 줄이지 못해 유권자 1명을 더 설득하지 못한 것 뿐이어야 한다”고 썼다.

사전투표 조작설은 이날 총선 후 첫 진행된 통합당 의원총회에서도 일부 참석자들에 의해 이야기가 나왔지만, 큰 이슈는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의혹은 당 내에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공론화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태흠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그런 부분은 일부에서 이야기했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당 전체적으로 논의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통합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전투표 조작은 말도 안 된다. 그냥 졌다는 걸 인정하기 싫으니까 그런 것 아니냐”며 “도대체 몇명의 눈과 입을 막아야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 증거가 있다면 검찰에 고발부터 하면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